회계는 성과를 말하고, 현금은 생존을 말한다
그의 회사는 분명 성장하고 있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0% 늘었고,
재무제표에는 ‘흑자’라는 단어가 당당히 찍혀 있었다.
그러나 그가 매일 들여다보는 통장에는
잔고가 늘 비어 있었다.
“이상하죠? 숫자는 잘 나오는데,
왜 돈이 남지 않는 걸까요?”
그 질문은 수많은 중소기업 대표들이
한 번쯤 던져봤을 질문이었다.
결산서의 흑자는 회계 기준의 결과일 뿐,
현금의 흐름과는 전혀 다를 수 있다.
매출이 잡혔다고 해서
그 돈이 실제로 들어온 것은 아니다.
외상매출금은 매출로 기록되지만,
입금은 한 달, 혹은 두 달 뒤다.
회계는 ‘수익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하지만,
통장은 ‘현금 유 시점’을 기준으로 움직인다.
이 시간차가 누적되면,
장부는 웃고 통장은 운다.
회사가 성장할수록 자금은 더 필요하다.
매출이 늘면 원자재를 더 사야 하고,
납품기일을 맞추기 위해 선지출이 필수다.
즉, 성장은 곧 자금 부담의 확대다.
문제는 대부분의 기업이
‘이익이 늘면 현금도 늘겠지’라는
착각에 빠진다는 점이다.
이익은 남았지만,
그 이익은 회수되지 않은 매출채권 속에 묶여 있다.
그래서 ‘흑자 속 적자’가 생겨난다.
현금흐름표는 많은 기업이 놓치는 재무서류다.
그러나 진짜 위기는
항상 현금흐름표에서 먼저 나타난다.
이익이 줄어드는 건 서서히 오지만,
현금이 마르는 건 순식간이다.
장부의 흑자는 기업의 성과를 보여주지만,
통장의 적자는 기업의 생존을 드러낸다.
결국 경영의 본질은 돈을 버는 일보다,
돈이 도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회계는 과거를 기록하지만,
현금흐름은 미래를 예고한다.
이익보다 중요한 것은
돈이 실제로 언제, 얼마나 들어오는가다.
성장기에 현금흐름을 관리하지 못하면
기업은 스스로의 성장 속도에 짓눌려 버린다.
자금 흐름을 예측하고,
매출채권 회수와 지출 일정을 조율해야 한다.
이익보다 중요한 건,
현금이 도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그 대표는 결국 깨달았다.
돈이 부족했던 게 아니라,
흐름이 막혀 있었던 것이었다.
이익은 숫자로 남지만,
현금은 기업의 숨으로 남는다.
그리고 그는 이제 안다.
기업의 생존은 숫자가 아니라,
흐름이 결정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