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를 아는 것이 곧 생존의 시작이었다
그는 마지막 선택이라 믿었다.
은행은 외면했고, 카드론 한도도 다 찼다.
남은 길은 비공식 자금,
이른바 ‘사채’였다.
이자율은 연 25%에 가까웠다.
그는 매달 이자만 갚기 위해 일했다.
“그래도 일단은 버텨야죠.”
그 말에는 간절함보다 체념이 묻어 있었다.
그러나 몇 달 후,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그의 회사 통장은 매일 비어갔다.
그때였다.
지인을 통해 “정책자금”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
그는 믿지 않았다.
“우리 같은 회사가 그런 걸 받을 수 있을까?”
하지만 상담 후, 상황은 달라졌다.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서 대출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운전자금 지원을
연결한 컨설팅을 통해
그는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공식 자금 구조’를 배웠다.
그는 말한다.
“제도를 몰라서 빚더미에 있었던 거지,
능력이 없었던 게 아니었어요.”
많은 중소기업이 여전히 ‘제도’를 먼 이야기로 여긴다.
하지만 제도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정부의 정책자금, 기술보증, 지역신보, 중진공, 소진공...
이들은 은행이 막힌 기업에게
‘한 번 더 숨을 쉴 수 있는 시간’을 준다.
물론 쉽진 않다.
재무제표를 정리해야 하고,
사업계획서도 다시 써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은 기업이 다시 태어나는 절차이기도 하다.
사채는 ‘시간을 사는 돈’이지만,
정책자금은 ‘구조를 바꾸는 돈’이다.
전자는 고통을 늦추고,
후자는 생존을 가능하게 한다.
기업이 위기에 빠질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돈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제도를 찾는 것이다.
제도는 은행보다 느리지만,
한 번 문을 열면 훨씬 멀리 간다.
그는 이제 사채 대신
중진공 자금으로 설비를 교체하고,
기보 보증으로 운전자금을 확보했다.
“그때는 빚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그게 기회였다는 걸 알죠.”
그의 마지막 문장은 오래 남았다.
“제도를 몰랐던 게, 내 가장 큰 부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