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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쁘렝땅 Nov 22. 2022

이북 리더기 이런 장, 단점이 있다

환경보호 때문은 아니다

이북 리더기로 소설을 본 지 8년째에 돌입했다. (어쩌면 더 길지 모르겠다) 소설을 이북으로 본다고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보통 환경보호를 떠올리고는 한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단순한 이유였는데 "간편함"과 "호기심" 때문에 시작했다. 물론 나도 이북으로 책을 보면 환경보호가 되는 줄 알았다.

여전히 이 부분은 설왕설래이기는 하지만 찾아본 바에 따르면 이북 리더기로 책을 본다고 해서 환경보호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미 이북 리더기 제작이 탄소 배출을 했기에 연간 200권 정도의 이북을 읽어야 종이책을 대체한 환경보호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게다가 요즘에는 책을 만드는 나무를 따로 관리한다고 하니 단순히 종이 때문에 아마존 밀림을 파괴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는 텀블러만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환경보호를 위해 호기롭게 산 텀블러, 다들 하나씩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텀블러. 가지고 다니기 번거로운 거 또한 사실이다. 호기롭게 샀거나 선물로 받았다가 몇 번 쓰고 안 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럼 텀블러 제작에 소비된 탄소 배출을 회수할 수 없고 버려지는 텀블러로 인해 쓰레기만 늘어난다고 한다. 어찌됐든 나는 연간 200권 정도 읽지는 못하니 환경보호 동참을 하는 건 아니다. 애초에 그런 이유로 쓰는 것도 아니었기에 억지로 할 생각도 없다.


그렇게 꽤 오랜 시간 동안 이북 리더기를 써보니 장, 단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자꾸 "이북 리더기"라고 콕 집어 이야기하는 이유는 이북과 이북 리더기는 엄연히 다른 거라 그렇다)


장점


1. 가볍다

- 애초에 기기 무게도 200그램 정도로 가벼운데 디지털 책 수 백권 넣어도 무게는 같다. 이건 종이책과 비교 대상이 아니다. 종이책은 한 권만 가방에 넣어도 어깨가 빠질 것 같은데 이북은 디지털이므로 그런 게 없다.


2. 햇빛 아래서도 잘 보인다

- 이북 리더기는 흑백이 주를 이룬다. (컬러도 있기는 한데 가성비 꽝이다) e-ink라는 전자 잉크를 쓰는데 이게 종이에 인쇄한 활자와 매우 비슷하다. 대형 마트 중 가격표를 이 e-ink 디스플레이를 쓰는 곳이 많다. (몰랐지?!) 책은 밝은곳에서 봐도 빛 반사 없이 잘 보이는데 이북 리더기도 똑같다. 햇빛 아래서 봐도 잘 보인다. 눈을 찡그리거나 빛을 피해 이리저리 돌려보지 않아도 된다.


3. 눈이 아프지 않다

- 디지털 기기가 눈이 아픈 주 이유는 빛을 직접 쳐다보기 때문이다. 이를 백라이트라 부르는데 이북 리더기는 신기하게도 프론트라이트를 쓴다. 즉, 내쪽에서 기기쪽으로 빛을 쏜다. 그러므로 눈이 부실 일이 없다. 그래서 약간 어두운 대중 교통 안이나 불꺼진 방에서도 눈 부시지 않고 잘 볼수있다. 게다가 광량 조절도 되므로 내 입맛에 맞게 쓸 수 있다. 종이책은 조금만 어두워지면 책을 읽을 수 없는데 이는 이북 리더기의 엄청난 장점이다.


4. 크기가 다양하다

- 6인치부터 10인치까지 다양한 크기를 자랑한다. 휴대를 목적에 둔 사람은 6인치 정도가 적당하고 안팎으로 다용도로 쓰고 싶은 사람은 7인치 정도 집에서만 쓴다면 7인치 이상이 좋다.


5. 활자를 내 마음대로 조정

- 폰트 종류, 폰트 크기, 행간 등을 내 마음대로 조정 가능하다. 종이책은 출판사가 만들어준 대로 읽어야 하기에 내가 선호하는 폰트나 간격을 쓰지 않은 출판사의 책은 좀 고통일때가 있다. 이북 리더기는 그런 게 없다. 고딕체로 읽고 싶으면 바꾸면 되고 바탕체로 읽고 싶으면 바꾸면 된다. 눈이 좋지 않아 크게 보고 싶으면 폰트를 키우면 되고 한 면에 많은 글을 읽고 싶으면 폰트 크기를 줄이면 된다.


6. 책이 싸다

- 이북으로 제작된 책은 종이책보다 싸다. 당연하겠지만 인쇄 비용도 없고 유통비용도 없기 때문이다. 물류 창고도 필요 없고 재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굳~이 종이책과 따져 본다면 서버 운영비 정도가 물류 창고나 재고 처리쯤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이건 사실 비교 불가의 영역이다. (쓰면서 생각해보니 더 싸도 되겠다는 생각이...)


7. 집에 공간이 많아진다

- 나의 경우 소설은 이북으로 나오지 않는 책 빼고는 종이책이 없다. 즉, 책장을 없애버렸다. 있던 책 수백권도 도 싹 정리하고 팔아버렸다. 책을 가지고 있으면 그 뿌듯함. 나도 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한 번 읽고 놔두는 책은 짐이다. 짐은 버리라고 있는거다. 정말 내 인생 소설이라고 생각되는 책 몇 권 빼고 싹 없애 버리니 속이 다 시원했다. 그리고 그 공간에 다른 걸 채워넣을 수 있었다. 이사 할 때도 짐이 가벼워지는건 덤.



단점


1. 몫돈이 들어간다

- 핸드폰 사듯 이북 리더기도 초반 구입 비용이 들어간다. 6인치 기기가 대략 20만원 내외의 가격이 책정되므로 일반인 기준으로 선뜻 사기는 좀 비싼 금액이다. 20만원이면 권 당 만원으로 생각해도 20권의 책을 살 수 있는 가격이다. (이북 리더기 병 생기면 새로운 기기가 나올때마다 기웃되는 단점도...)


2. 기기 귀속개념이 있다

- 교보, 알라딘, 예스24, 리디북스는 각자 이북 리더기를 유통한다. 삼성의 갤럭시, 애플의 아이폰으로 생각하면 쉽다. 그러므로 자기들 기기는 자기들 서점에서 산 책만 볼 수 있다. (알라딘하고 예스24는 연합이다) 그러므로 기기를 어디서 샀냐에 따라 이북을 구매할 수 있는 서점이 고정되어 버린다. 물론 편법도 있고 글로벌 기기를 사서 쓰는 방법도 존재하지만 공식적으로 서점사 기기는 귀속된다고 보면 된다.


3. 홍보를 너무 안 한다

- 이북 리더기 존재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북으로 책을 본다고 이야기 하면 대부분 핸드폰이나 태블릿으로 책을 보는 줄 안다. '이북'은 알지만 '이북 리더기'는 모르는 셈이다. 이북 리더기가 활성화 되야 이북도 다양하게 나올텐데 아쉬울 따름이다.


4. 이북으로 나오지 않는 책

- 너무 오래된 책이나 신간 서적의 경우 이북으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종이책은 홍보하기 매우 좋지만 (사진빨이 잘 받으므로) 이북은 홍보 할 수 있는 수단이 디지털에 한정되어 있는데 이 효과가 정말 적다. 당장 인스타만 보더라도 종이책 홍보 투성이지 이북 홍보는 그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5. 디지털 자산의 불안함

- 반디앤루니스가 국내 사업을 철수하거나 인터파크가 이북 사업을 철수 하는 걸 보면 디지털 자산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떠오른다. 종이책은 구매하는 즉시 '내 것'이 되지만 이북은 서점사 계정에 귀속되는 '디지털 자산'이다. 만약 내가 알라딘에서 이북을 100권 샀는데 알라딘이 망했다? 그러면 책 싹 다 잃어버리는 것이다.(물론 그럴 일은 적다. 인터파크도 구매 이북을 다른 회사로 모두 이관했다) 하지만 여전히 정통성을 중시하거나 책 자체를 즐기는 분들에게 이북은 먼 나라 이야기다.


6. 중고 및 선물 불가

- 이건 디지털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다. 엄밀하게 이야기 하면 새 책 선물은 가능한데 대부분 이북으로 책을 보지 않으니 선뜻 선물하기가 힘들다. 실제로 이북을 선물로 몇 번 해봤는데 아무도 읽지 않았다. 심지어 이북 리더기도 선물을 해봤는데 쓰지 않았다. 중고는 당연히 현물이 없으니 거래가 불가능하다.


7. 기기 특성이 있다

- 이북 러더기를 핸드폰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절대 아니다. 이북 리더기는 책을 대체해서 만든 기기다. 혹독한 환경에서 쓰라고 만든 기기가 아니다. 디스플레이에 조금만 충격이 가도 깨질 수 있다. 게다가 e-ink 특성상 반응 속도가 굉장히 느려 이걸 고장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건 특성이지 단점은 아니다) "아이패드 생각해서 샀는데 제가 생각했던거랑 너무 달라요. 느려서 못 쓰겠어요"같은 글을 중고 장터에서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8. 감성이 없다

- 마지막이다. 사실 위 일곱가지는 어찌저찌 이해한다쳐도 이 8번. 감성을 이길 수 없다. 종이의 촉감, 종이의 냄새, 종이 넘기는 소리, 종이의 색 등. 디지털이 절대 따라갈 수 없는 영역이다. 이는 디지털의 참패다. 그런데 이것도 따지고 보면 단점은 아니고 디지털이 종이를 따라갈 수 없는 불가 영역인 셈이다.



이제 나는 단점을 이겨내고 장점만 보고 이북 리더기를 쓰고 이북으로 소설을 본다. 요즘은 전문 서적도 이북으로 많이 보는 편인데 대신 기기는 태블릿으로 본다. 이북 리더기는 오로지 활자 위주의 책에서 그 진가가 발휘되지 컬러는 아직 멀었다.


이글로 이북과 이북 리더기 구매에 대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북 리더기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분은 댓글 남겨주시면 최대한 자세히 답변을 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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