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코 날 떨어뜨리시겠다면
떨리는 손으로 벌어지는 틈을 잡아보았으나, 돌아오는 것은 딱딱한 혀의 통보뿐입니다. 틈을 줄이기 위하여 제 진물까지 토하였지만 그대에게는 닿지 못한 모양입니다.
틈은 점점 벌어져갑니다. 그럴수록 손톱이 뜯기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사지가 굳어가고 있습니다. 감히 예상컨대, 이는 그대로 인한 현상일 테지요. 아마 이를 멈추는 법도 그대이겠습니다.
그대와 떨어지는 것은 이길 수 없는 시험입니다. 그러나 1밀리미터만큼 조금씩 그대가 멀어져 가면 피부도 찢어져갑니다. 이런 절 부디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소서. 구애도 하겠습니다. 다치는 것도 하겠습니다. 그대가 이를 즐길 때마다 1센티미터씩 시련에 빠지고 있습니다. 전 괜찮습니다. 그러니 멈춰주세요.
오늘도 그대를 은애합니다. 그대가 날 보며 욕해도 좋습니다. 그대의 모든 것을 좋아합니다. 그대와 같은 공간에서 같은 분위기 위에 놓였음에 행복합니다.
번복되지 않는 그대의 결정을 미리 알았음에도 분리를 외면했고, 눈을 감았습니다. 그렇게 오늘도 분리에 무너져버렸으나, 끝끝내 손을 두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