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의 속성을 알고 싶어서
오늘도 난 뇌와 심장 없이
그저 하릴없이 바다에게
자리를 빌려 떠돌고 있다
바다에게서 잉태한 나에게
바다가 알려준 생존법을
난 오늘도 어김없이 삼키며
없기를 바란 촉수를 닦는다
몸체에 묻어난 독을 보며
한차례 헛웃음을 짓고는
영원이라는 유한함 앞에
한껏 수그린 채 그 독을
여러 차례로 나눠 마신다
마셔버린 독도 나의 정신엔
하나의 시험으로 남아버리고
그저 95%의 물을
94.7%로 농도를 낮추며
통과의 빛을 짓밟을 뿐이다
어디서 어떻게 보아도
바뀌지 않는 투명함과
유려한 모양의 생김새는
나의 모든 것을 지워내려
매일같이 속성을 유지한다
피 대신 흐르는 나의 독은
없는 감정을 지독히 굳히며
몇 번이고 나의 태생을
되새김질하게 만들어낸다
오늘도 바다는 나를 누르며
유한할 심해에서 버티는 날
유연하게 잡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