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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 교육 Nov 29. 2022

자녀의 인생은 부모로부터 시작된다

칼비테 교육법 책을 읽으며 궁금했던 구체적인 내용들이 있었다. 그러던 중, Jr. 칼비테, 즉 칼비테의 아들이 쓴 [칼비테의 공부의 즐거움]이라는 책을 접했다.

(둘 다 이름이 칼비테이지만, 아버지를 '칼비테' 아들은 '아들'이라고 칭하겠다.)


칼비테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배우자를 찾는 일부터 매우 신중했다. 외모, 돈, 집안을 따져 결혼했다 완전히 파탄난 가정이 많다. 칼비테는 이를 잘 알았기에 교양 있고 정숙하며, 무엇이 중요한지 잘 아는 여자를 배우자로 맞이했다. 즉, 교육의 첫 번째 단계로 좋은 부모를 선택하는 것이다. 스스로 아이의 교육을 위해 준비가 되어있으며, 그 가치관과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이다.


당시 독일의 자녀교육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었다. 칼비테는 자녀에게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다량의 교육서적을 읽었다. 몇 세기에 걸친 교육 이론서를 탐독한 칼비테는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사례를 접하게 된다.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자녀에게 조기교육을 시행했고 그 결과 뛰어난 천재들이 하늘의 별처럼 많았다고 한다.


칼비테는 더욱 심도 있게 고대 그리스와 로마 교육이론 문헌을 찾고, 아테네인의 교육방법을 연구했다. 장기간의 연구 끝에, 자녀교육은 영아 때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칼비테는 말했다.


그러나 칼비테의 첫아들이 태어난 지 며칠 만에 유행성 장티푸스에 걸려 생명을 잃었다. 이 고통 가운데서 칼비테는 조기교육의 중요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 바로 태교다. 칼비테는 자녀교육의 시작은 영아가 아닌 태아 때부터라고 확신했다.


두 번째 아이를 임신한 후 칼비테 부부는 아이의 건강을 위해 세밀한 계획을 세웠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휴식 시간도 철저히 지켰다. 자주 산책하고 신선한 공기를 마셨으며 영양이 가득한 음식을 먹었다. 호르몬으로 인한 우울증을 앓지 않도록 칼비테는 아내의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정성스럽게 보살폈다. 좋은 음악을 듣고, 좋은 책을 읽고, 위생에 철저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기 한 달 전 산모가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바람에 조산을 하게 되었다. 태어날 때도 탯줄을 목에 감고 태어났다. 의사가 아이를 거꾸로 들고 몇 번이나 때린 후에야 울음을 터뜨렸다. 의사는 둘째도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의 부정적인 말들 속에서도 칼비테 부부는 지극 정성으로 아이를 보살폈고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아이는 병약했다. 칼비테는 끝까지 사방으로 약을 구하러 다녔고, 꼭 맞는 치료를 받은 후 아들은 마침내 건강을 회복했다. 하지만 시련은 계속되었다. 아들이 또래보다 반응이 굼뜨고 느렸다. 검사 결과 저능아의 진단을 받게 된 것이다.


아내는 절망에 빠졌다. 하지만 칼비테는 아내를 일으켜 세웠다. 태교를 열심히 했으나 출산 과정과 병치레로 인한 약간의 문제로 생각했다. 칼비테는 저능아 판정을 받은 아들을 저능아로 취급하지 않고 자기가 연구했던 대로 교육을 시키기 시작했다.


"날 믿어요. 칼(아들)이 천재가 될지 바보가 될지는 날 때부터 결정된 게 아니라 우리가 교육하기에 달렸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태어난 순간부터 5세까지의 교육이오."


칼비테는 아내를 진정시켰고, 끝내 자신이 옳았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증명해 보였다.


칼비테는 어렸을 때부터 책상에 앉아 공부를 시키는 것에는 반대했지만 지능 교육은 생후 15일부터 시작했다. 


아이의 오감을 자극하고 발달시키고, 신체가 건강할 수 있도록 요람에서부터 운동을 시켰다. 신생아는 팔다리까지 칭칭 감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데, 칼비테는 오히려 그것이 아이가 자유롭게 신체를 움직여 운동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다. 찬바람도 들지 않도록 꽁꽁 싸매지 않고 오히려 찬바람을 맞혔으며, 냉수마찰을 시켰다. 아이는 주변의 걱정과는 달리 튼튼해졌고, 감기 한 번 걸리지 않는 건강한 아이가 되었다. 또한 여러 자연의 소리와 악기 소리를 듣게 하고, 자연의 소리도 듣게 했다. 아이에게 말할 때도 어른에게 대하듯 또박또박 말했다. 


무엇보다 칼비테는 아이의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아이를 낳기 이전부터, 아니 가정을 이룰 때부터 태어날 아이를 생각했다. 남녀가 결혼하면서 둘의 생활만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교육을 위해 철저히 계획하고 준비하는 부부가 있을까?


준비가 다 되어 부모가 되는 사람이 없다는 말과 준비하고 미리 생각할 수 있는 것조차 하지 않고 가정을 이룬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칼비테처럼 고대 문헌까지 다 공부할 필요도 없다. 지금은 그런 것들을 이미 다 연구해 책으로 많이 나와있다. 


자녀의 인생은 부모로부터 시작된다. 아이 갖기를 준비하면서부터가 아니라 부부가 가정을 이룰 준비를 하면서부터 시작된다. 가정을 이룰 준비는 곧 부모가 될 준비와 같다는 말이다. 두 사람이 신혼을 즐기는 과정도, 새 식구들과 적응을 해가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부모의 인생이 아이에게 구속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인생이 부모의 손에 달린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준비되어 만난 행복한 아이는 세상의 따뜻한 빛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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