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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희빈 Aug 13. 2023

링컨 차를 타는 배우 '매튜 맥커너히'

매튜 맥커너히와 링컨의 상관관계


해가 갈수록 K-팝의 파급력이 커져가고 있다. 사실 K-팝이 해외에서 성공하기 시작한 지점을 논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K-팝의 세계화가 퀀텀점프를 할 수 있었던 시점은 'BTS의 미국 진출'이라고 누구나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BTS가 한국 음악에 공헌한 바는 크다.


이는 할리우드 배우들의 인터뷰만 봐도 알 수 있는데, 19년도 1월 엘런 쇼에 출연한 매튜 맥커너히는 스스로 '아미'를 자처하며 BTS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실제로 전년도인 18년에는 BTS의 'LOVE YOURSELF' 미국 투어 텍사스 콘서트에 맥커너히가 직접 설립한 저소득층 청소년 후원 및 지원 단체인 'Just Keep Living' 의 청소년들을 데리고 관람하러 온 것이 목격된 바 있다.


BTS 공연장을 찾은 매튜 맥커너히


현재 그의 나이 53살로, 한국의 남자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기에는 다소 민망한 나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 맥커너히는 결코 가벼운 사람은 아니다.


그는 그 어떤 배우만큼이나 진지하고 누구보다 약한 자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다.


'힘을 담은 스피치'


맥커너히는 어렸을 때부터 명석했으며, 학업 성적이 뛰어나 명문대인 텍사스 대를 졸업하였는데, 그 때문인지 그는 마이크만 잡으면 인상적인 스피치를 남겨 많은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곤 한다.


특히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으로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받았을 때 밝힌 수상소감은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해당 수상 소감에서 그는" Alright,Alright,Alright"을 외쳤다.



또, 그는 휴스턴대 졸업 연설로 유명한데, 그의 연설이 오바마, 스티브 잡스, 덴젤 워싱턴과 함께 가장 인상적인 연설로 회자되는 것을 보면 그는 분명한 달변가이자, 연설가이다.


휴스턴대 졸업 연설 당시 매커너히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맥커너히의 시작은 그렇게 순탄하지 않았다.


데뷔 초 뚜렷한 이목구비와 미남형 얼굴은 그의 커리어를 발목 잡았다.


맥커너히의 연기 경력이 오래된 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잘생긴 외모 덕분에 지속적으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바람둥이 역할만 맡다 보니 자연스레 연기를 못한다는 인식이 심어졌다.


<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  의 벤자민 베리 역




이런 인식은 2011년이 되어서야 깨지게 되었는데, 맥커너히가 연기력으로 인정받게 된 작품은 바로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이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의 미키 할러



해당 작품에서 맥커너히는 속물에서 정의를 찾아가는 '미키 할러'라는 변호사를 맡았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는 세간의 호평을 받았는데, 이 때문인지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공교롭게도 맥커너히는 이 작품을 통해 링컨의 브랜드 모델이 되었다.


이후 맥커너히는 여러 번의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위에서 언급한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에서는 21kg를 감량하며 시한부인  '론  우드루프'를 완벽하게 소화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차지했으며, 같은해 개봉한 마틴 스콜세지의 명작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서는 짧게 등장하지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압도하는 연기력을 보여준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의 론 우드루프역


이후에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최고 명작 중 하나인 <인터스텔라>에서 딸(머피 쿠퍼)과 아들(톰 쿠퍼) 둔 은퇴한 테스트 파일럿 '조셉 쿠퍼' 역을 맡았다.

(머피 쿠퍼의 머피는 크리스토퍼 놀란이 당시 <피키 블라인더스> 촬영으로 인터스텔라 촬영을 함께하지 못한 킬리언 머피에 대한 아쉬움으로 지어졌다고 전해진다.)

<인터스텔라>의 조셉 쿠퍼역

인터스텔라는 우리나라에서도 1000만 관객을 돌파할 정도로 큰 흥행에 성공했는데, 이때부터 국내에서도 매튜 맥커너히의 인기가 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뒤 맥커너히는 <골드>에서 또 한 번의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골드>의 케니 웰스역


이 때 맡은 케니 웰스 역을 위해 맥커너히는 매일 햄버거를 먹으며 21kg를 증량했다고 한다.


이처럼 매튜 맥커너히는 끝없는 연기 변신을 이어왔다.


(많은 사람들이 몸무게 조절하면 크리스찬 베일을 생각하지만, 사실 매튜 맥커너히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맥커너히는 2020년 직접 제작에 참여한 가이리치의 <젠틀맨> 이후 이렇다할 작품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반면, 맥커너히와 함께한 가이리치, 마틴 스콜세지, 크리스토퍼 놀란 모두 올 해 신작을 발표했다.)


현재 그는 작품 활동 보다 "세상을 향해 외치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또 한번의 힘을 담은 스피치'


'총기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연설 중인 매커너히

지난해, 맥커너히는 백악관 연단에 올랐다.



이유는 다름 아닌 '총기난사 사건' 때문이었다.


(현재 미국에선 2010년 이후 급격히 총기난사 사건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현재까지 기승을 부리는 칼부림 예고 협박에 일반 시민들은 불특정인으로 인한 공포감을 느껴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의 보급이 이와 관련 있다고 결부 짓고 있는 상황이다.)


맥커너히는 본인이 가진 목소리의 힘을 아는 배우다.


따라서 그는 피해자들을 대신해 총기 규제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이런 그의 모습에서 나는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미키 할러가 생각이 났다.


미키 할러가 과거 돈 되는 일만 맡다가 그의 가치관의 변화를 주는 의뢰인을 만나 정의를 위해 싸운 것처럼 매커너히는  바람둥이 캐릭터로 소비되다가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이후 성공 가도를 달려 어느덧 텍사스에서 가장 지지율이 높은 사람이 되어 약한 자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는 약한 자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 미국의 대 통합을 이룬 에이브러햄 링컨과도 닮아있다.

(그가 1995년  <보이즈 온 더 사이드> 에서 맡은 배역 이름도 '링컨'이다.)


그래서 나는 어쩌면 그가 왜 링컨 차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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