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지만 나른한 훗카이도
겨울 하면, 삿포르~
삿포르하면 겨울~
눈 덮인 삿포르를 많이들 상상하겠지만,
4월의 삿포르가 궁금해서 다짜고짜 비행기 티켓 구매하고 무작정 여행을 떠났다.
하늘 구경은 언제나 경이로워.
약 두시간 가량 열심히 달려서
온 삿포르, 일본은 역시 대중교통이 비싼 편이다.
2명에 오천엔이 넘다니…!
이전에 환전해 둔 약 100만 원가량 돈을 가지고
떠난 무계획 여행이었다. 그간 받은 스트레스의 도피처로 가까운 나라, 일본 삿포르를 선택했다.
(사실 삿포르는 한국으로부터 2시간이 넘게 걸려서, 타일본 지역에 비해 그렇게 가까운 나라는 아니다)
삿포르의 단점을 말하자면, 시내와 공항 사이의 거리가 1시간 30분 정도 된다는 것.
오도리공원 근처에 숙소를 잡아서 버스를 타고 약 1시간 30분가량 달려서 도착했다.
시내에 도착하자마자 너무 놀란 것은 생각보다 많이 춥다는 것. 4월 말인데 이렇게 추울 수가 있나?!
니트에 치마만 가져온 나 자신을 원망했으나
관광하는 동안 거의 안에만 있어서 다행이었다.
세븐일레븐에 가고 싶었는데, 이 스무디를 먹기 위해서! 맛도 약간 쥬씨느낌이고, 편의점에 기계가 있어서 거기에다가 스무디를 넣어주면 조리 끝!
여기서 감동받았던 건, 일본 사람들의 서비스가 남다른다는 것. 일본어라고는 아리가또우 밖에 모르는 내가 처음에 이 망고 스무디를 계산하고 우왕좌왕하고 있으니 점원분께서 기계가 어디 있는지 직접 알려주셨다. 그리고 실수로 지갑을 떨어뜨려서 동전 하나가 바닥에 데굴데굴 굴러갔는데, 점원분께서 무거운 짐을 들고 있는 나를 보며 재빨리 동전을 줍고 , 바닥에 오염되지 않도록 떨어뜨린 동전을 본인의 옷에다가 쓱싹쓱싹 닦으면서 내게 동전을 주셨다. 세상 자상하셨다. 물론 이 점원이 유독 친절한걸 수 도 있지만 이런 사소한 행동 하나가 일본에 대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들었다.
체크인 시간 이전 시간까지 이제 주변 탐색을 하러 두리번거렸다. 이게 바로 오도리 공원! 일요일이어도 사람이 북적 거리는 편은 아니었다. 아마도 추워서 다 실내에 있는 게 아닐까?
너무 이쁜 풍경을 눈에 담기 바빴다.
실상은 춥지만, 그 어느 때보다 나른한 오후를 즐길 수 있었다.
첫끼는 라멘!
사실 유명한 카레집이 있다고 해서 가보려 했으나
안타깝게도 브레이크 타임에 걸려 주변을 서성거리다가 라멘 거리에 있는 라멘집 발견하여 들어갔고,
약 5분 정도 대기 후 들어갔다.
사실 나는 한국식 라멘이 더 좋다.
덜 기름지고, 면도 푹 익은 게 더 맛있다.
그래서 거의 국물만 후루룩 먹었다.
숙소로 체크인한 후 짐정리만 간단히 하다가 주변 백화점에 들어가 즐겁게 쇼핑을 했다.
어느덧 어둑어둑한 저녁 시간이 되어 찾아온 꼬치집!
아무런 정보 없이 지나가다가 맛있어 보이길래
냄새로 이끌려 왔다. 번역이 잘못된 것이 많은 한국어 메뉴판을 보면서
지레짐작하여 간신히 메뉴를 주문했다.
다행히 결과는 성공이었다.
사장님께서 주신 귀여운 스티커.
밤이 되니 엄청 추워졌다.
오들오들 떨면서 숙소로 걸어갔다.
가는 길에 오도리공원 야경 한번 봐주고~
사실 멍을 좀 때렸다.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는 시간도 필요하다.
역시 타워는 밤에 제일 빛나고 이쁘다.
지나가다가 사람이 웅성웅성 거리길래 보았더니
다 여기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타이완 사람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길래 선뜻 나서서 찍어주고, 그분들이 답례로 찍어주신다고 하여 찍은 삿포르 시계탑과 함께.
점점 시간이 갈수록 칼바람이 불어서 힘겨웠는데, 다행히 이렇게 상가 쪽으로 쭈욱 가면 숙소가 나와서
덜 추웠다. 그리고 시작된 2차!
한국사람은 밥 없이는 안되기 때문에
근처 편의점에 가서 간단한 요기를 해결할 수 있는 주먹밥을 사 왔다. 나름의 죄책감을 덜기 위해 컵라면도 미니로 사 왔다.
그렇게 바쁜 하루가 지나고, 그다음 날 아침!
산뜻한 출발을 한다. 이번여행은 1박 2일이기 때문에 시간이 금이었다.
후다닥 신호를 건너서 목적지로 바삐 움직여본다.
아침부터 도착한 곳은 돈키호테.
예전에는 보통 10-20만 원은 족히 썼는데
이제는 일본은 언제든 다시 올 생각을 하니,
꼭 필요한 것만 사게 되었다.
근처에 러시도 있길래 원하는 거 적당량만큼 구매했다. 과소비로부터 벗어나는 걸 성공했다!
제대로 된 밥을 먹고 싶었는데 글쎄 시간이 없어서
편의점으로 대충 먹고, 꼭 먹어야 한다는 쿠크다스 아이스크림집에 가고 싶었다.
이 아이스크림 하나에 거의 6천 원꼴이지만,
진짜 맛있었다! 합격드립니다.
시간을 보니 곧 공항버스가 올 시간이어서
황급히 여행을 마무리하고, 삿포르 공항으로 자리를 옮기고자 했다.
아무리 바빠도 맛집 인증은 못 참았다고 한다.
꼭 가보시는 걸 강추드립니다.
밤에 오면 더 이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곳.
버스 기다리면서 일본스러움을 사진에 담았다.
삿포르 공항에 도착하니, 귀여운 초콜릿이 나를 반겼다. 이러니 지갑이 열릴 수밖에…
일본은 캐릭터 사업을 아주 잘 이어나가고 있다. 몇십 년이 지나도 질리지 않는 캐릭터를 생성하고 인기를 유지하는 걸 보면, 얼마나 캐릭터 상품에 주력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키티 비행기 너무 귀엽다.
다시 돌아가야 할 시간, 체감상 4월의 삿포르는
한국으로 치자면 겨울에서 봄 넘어가기 전의 날씨였다.
왜 이렇게 멀었나 싶었는데 글쎄 일본에서 제일 위쪽에 있었는지 처음 알았다.
이렇게 사전 준비 없이 간 여행은 처음이지만,
나름 즉흥성을 발휘하여 잘 보낸 1박 2일이었다.
쌀쌀함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이 제일 기억에 많이 남는다.
때로는 무계획 여행이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얻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