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정의 조건: 출산과 양육은 필수인가.
나는 결혼 3년 차의 평범한 서울에 사는 전문직 여성이다.
나이 30 중반이 되어도 여전히 하고 싶은 것도 많이 많다. 어렸을 땐 누구나 한 번쯤 그랬듯이 비현실적인 꿈을 꾸었다.
‘엄마 난 하버드 들어갈 거야. 어른이 되면 좋은 약도 개발해서 아픈 사람들도 구하고. 돈도 많이 벌고 세상 다 가질래’
큰 꿈을 입에 달고 살았다.
자라면서 나는 세상의 벽에 여러 번 부딪히고 여러 번의 타협을 하였다.
그리고 어렸을 때 그리던 어른이 되었다. 나는 꿈을 이루었을까?
원하는 하버드는 못 들어갔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명문대 치과대학을 졸업하였다.
좋은 약을 개발하여 한 획을 긋진 못했지만 지역사회에서 환자들을 보며 의료인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나의 걸어온 길은 어떤 면에서는 타협과 합리화지만, 어떤 면에서는 성숙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은 꿈을 다듬고, 다듬어진 꿈은 점점 작아지고 어떤 면에서는 현실에 맞게 패치가 되어 현재에 이르렀다.
본래의 큰 꿈을 이룬 것은 아니지만 작은 성취를 이룬 나는 또다시 새로운 꿈을 가졌다.
첫째는 미래의 내 사업장에 오는 사람들에게 행복한 마음이 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둘째는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
첫 번째는 오랜 수련과정과 고민 끝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것 같은 비즈니스 적인 문제이지만, 두 번째 문제는 철학적인 문제로서 아무리 고민해도 명확한 답을 찾기가 어렵다.
행복이란 무엇인가로부터 시작하여, 가정이란 무엇인가를 거쳐 행복한 가정이란 어떻게 되는 것인가로 귀결되는 질문.
또 여기서 또 내적 갈등을 일으키는 중요한 문제가 곁들여진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 출산과 아이 양육은 필수인가?
아이를 낳을 것인가. 아이는 남편과 나로 이루어진 가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아직 만나보지도 않은 아이는 생각만 해도 무척 사랑스럽다. 또한 걱정스럽다.
한 해가 다르게 바뀌는 세상 속에서 나 스스로 적응하기도 버겁다고 느낄 때가 많다.
부모 세대는 더하다. 식당에서 자동화된 태블릿 주문을 못하고 버벅거리는 부모를 바라보는 자식은 마음이 영 편치 않다.
더구나 자식들에게 너무 많은 비용을 투자한 부모세대는 노후 대비가 채 안되어 있다.
내가 부모를 이고 보살피듯이 인구 고령화로 인해 다음 세대는 사회를 지탱하기 위해 더 많은 노인을 부양해야 한다.
교육 문제도 그렇다. 교육 또한 극심한 양극화를 겪고 있다. 영어 유치원에 국제 학교에 각종 다양한 학원, 학원, 학원.
과연 나는 부모로서 옆집 아이가 한다는 그 공부를 시키지 않을 나만의 교육에 대한 확신을 가졌는가. 어떤 교육을 시킬지 생각을 해보았는가.
더욱 치열해지는 미래 사회 경쟁 속에서 건강한 정신을 가진 아이로 키울 준비가 되었는가.
여러 질문들은 출산을 미루게 하고 점점 마음을 복잡하게 한다. 남편은 말한다.
’ 네가 너무 생각이 많아서 그래.‘
우리는 일단 시도해 보기로 해였다. 기대보다 걱정스러운 마음이 더 크지만, 어떤 일이든 걱정과 고민만 해서는 확인을 할 수가 없다. 우리는 모험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