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스타벅스 앱은 혁신 자체였다. 카페에서 발급하는 도장 10개 모으면 무료 커피를 주는 쿠폰을 앱으로 흡수했고, 사이렌 오더를 추가해 기다리지 않고 커피를 받아갈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게다가 선불 충전 기능을 도입해 결제의 편리함과 추가 금융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만들어 온라인이 오프라인의 성장을 도왔다.
그러나 이런 혁신이 일어난 것이 몇 년 전이고, 지금의 스타벅스에는 혁신이 없다. PO로써 스타벅스에게 느껴지는 것은 이들이 용기를 잃었다는 것이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쿠폰 대응이 너무 늦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스타벅스 기프티콘은 가장 무난한 선물이었다. 외부에서 기회가 찾아왔고 스타벅스는 단기적인 매출에 눈이 멀어 고객 편의를 받쳐주지 못했다. 4600원짜리 쿠폰을 가진 유저들은 4100원짜리 상품을 구매할 수 없어서 억지로 비싼 제품을 구매하거나 다른 상품을 같이 구매해야 했다. 또한 생일 등 기념일에 들어온 수많은 쿠폰을 제대로 정리하고 싶은 유저의 니즈를 해결하지도 못했다. 이건 카카오가 풀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스타벅스가 풀었어야 하는 문제였다. 스타벅스는 물이 들어왔는데 노를 젓지 못했고, 이제 스타벅스 선물은 상대를 생각하지 않은 불친절한 선물이 되었다. 사태가 안 좋아지자 pay 탭에 교환권을 잔액으로 충전할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했지만 이미지를 돌리기엔 너무 늦은 대응이었다.
그렇다면 스타벅스는 왜 이렇게 늦은 대응을 했을까? 추측하건대 모바일 쿠폰을 통해 업세일을 유도할 수 있어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된다는 데이터 기반의 판단. 혹은 차액을 돌려주려면 현장에서 잔돈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운영상의 어려움이 있다는 등의 문제들이 있었을 것 같다. 이유야 어떻게 됐든 이들은 단기적인 이득을 보고 장기적인 시장을 잃었다.
스타벅스가 챙겨야 하는 불편한 영역은 아직도 남아있다. 바로 사이렌 오더이다. 사이렌 오더는 주문이 접수되기 전까지 내 앞에 주문이 몇 개나 쌓여있는지 알 수 없다. 또한 주문했다가 앞에 주문이 30개나 쌓여있는 경우 취소할 수 있는 기능도 넣어두지 않았다. 이런 경험을 몇 번 하다 보면 사이렌 오더뿐만 아니라 스타벅스 자체를 방문하지 않게 된다. 과거 온라인이 오프라인의 성장을 도왔던 것과 반대로 온라인이 오프라인의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
이것도 상상해 보건대 단기적인 매출을 쫒고 있거나 현장에서 음료 취소 불가 상태를 적절한 시점에 체크할 수 없거나 예상 시간이 틀려서 컴플레인을 받는다는 등의 현장의 목소리 때문일 것이다. 아마 주문 가능 거리가 2km로 제한되는 것도 다른 매장으로 주문하고, 우리 매장에 컴플레인한다는 의견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다른 커피 앱들은 이 매장이 맞는지 확인하는 팝업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퀵 오더를 매장과 엮어 저장하게 하는 등 편의를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문제를 줄여나가고 있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주문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문제와 유저의 니즈를 함께 삭제해 버렸다. 유저를 불편하게 만드는 건 쉽고, 현장을 설득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이런 방향이 장기적인 미션에 불리하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늦기 전에 편의를 늘리고 프로세스를 개선해 나감으로써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스타벅스의 미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