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Lifetime Value)에 대한 생각

by OHS

서재를 둘러보고 거기에 없는 것을 책으로 쓰라는 말을 참 좋아하는데, LTV와 관련된 수많은 글이 있어서 나는 이 주제를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다. 너무 좋은 개념이고 어떻게 보면 단순한 공식이라 나처럼 글만 열거하는 사람보다는 여러 그래픽을 사용한 사람들이 설명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LTV는 보통 마케터분들이 많이 사용하는 주제이기 때문에 PO의 입장에서도 이 주제를 다뤄보면 조금 새롭지 않을까 싶다.


LTV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면 Lifetime Value의 줄임말로 유저 한 명의 생애 총소비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 고객 한 명을 유치하면 그 고객이 평생 소비하는 금액이 얼마인지 확인해, 그 금액보다 적은 마케팅 비용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개념만 보면 완벽하지만 실제로 계산할 때면 여러 어려움을 마주하게 된다. 서비스가 출시한 지 3개월밖에 안 되어 생애를 알 수 없을 수도 있고, 어쩌면 전략적 선택에 따라 제로 마진으로 일단 시장 확장이 우선일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마진이 이하의 마케팅 비용은 0원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LTV를 계산하는 것이 무의미하기도 하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아직 LTV를 측정할 때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마케팅을 그냥 투자 비용으로 생각해버리기도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이렇게 생각해도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이나 구글 등 주요 채널에 광고 캠페인을 올렸을 때, 유의미하게 유저 획득 비용을 혁신적으로 낮추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냥 우리 유저 획득 단가는 평균 2$인데, 이번 주는 좀 잘해서 1.8$이고, 지난주는 좀 못해서 2.1$를 썼구나 정도의 보고를 받게 된다.


그러나 LTV는 우리에게 중요한 지표적 목표를 제공해 준다. LTV = 평균 마진 * 생애 구매 횟수로 계산된다. 그리고 유저 획득 비용 < LTV이기 때문에 유저 획득 비용을 넘기려면 생애 구매 횟수를 늘려야 하는지 마진을 늘려야 하는지 프로젝션 해볼 수 있는 북극성이 된다. 마진은 0인데, 구매를 10회 한다고 하면 마진을 0.2$로 만들면 된다는 의미이고, 마진이 0.2$인데 구매를 2회만 한다고 하면 재구매 지표를 올려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마진과 재구매율 두 가지를 적당히 믹스해야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더 시급한 것이 무엇인지 정도는 알 수 있다. 그리고 생애를 어떻게 측정하냐는 질문을 할 수도 있는데, 나는 리마케팅 시기 전까지로 자르라고 한다. 보통의 마케팅 팀은 이탈한 유저를 대상으로 다시 캠페인을 벌이는데, 이 시기 전까지를 우리 고객의 생애로 생각하고 그 이후는 다른 비용과 계획을 세팅하라는 의미이다. 디테일하게 계산하면 생애 기간을 더 길게 잡을 수도 있겠지만 팀에 실질적인 이득을 주는 것은 없다. 마케팅 예산을 조금 더 많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정도가 된다. 나는 마케팅 비용을 조금 더 쓰기 위해 데이터 분석 리소스를 사용하는 것보다 구매 전환율이나 재방문율을 높이는 데 데이터 리소스를 사용하는 게 실질적인 마진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LTV를 좋아하는 이유는 AARRR에 대한 오해를 풀어준다는 점이다. AARRR를 한 문장으로 설명하면 들어오는 유저 수는 고정되어 있는데, 나가는 유저는 비율로 떠나기 때문에 우리 서비스에 적정 유저 수를 계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매달 1000명이 들어오고, 10%가 이탈하면 우리 서비스는 1만 명에 수렴한다. 그렇기 때문에 광고로 유입을 2000명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광고를 끄는 순간 유저는 다시 1만 명으로 수렴할 것이기 때문에 광고는 과감히 꺼버리고, 제품 개선에 힘을 쏟으라는 의견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의견은 acquisition에 대한 부족한 이해에서 나오는 의견이다. 제품의 체력이 어떻든 간에 유저가 들어와서 벌어들이는 돈이 3$라면 2$를 투자해 3$를 벌어들인다는 의미이다. 이런 자판기가 있다면 동전을 넣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다만 유저를 데려올수록 획득 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비용이 3$가 될 때까지 유입을 키우면 되고, 결국 3$가 되는 지점에서 우리 서비스의 acquisition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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