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와너 Aug 27. 2023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1

-무라카미 하루키

서문 - 선택 사항으로서의 고통


서머셋 몸은 “어떤 면도의 방법에도 철학이 있다”라고 쓰고 있다.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매일매일 계속하고 있으면, 거기에 뭔가 관조와 같은 것이 우러난다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나도 몸의 주장에 진심으로 찬성하고 싶다. 그러니까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또 달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달리는 것에 관한 개인적인 조촐한 문장을 쓰고 활자의 형태로 발표한다고 해도 그다지 도리에 어긋난 일이알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무산 일에나 품을 들이는 성격이라고 해야 할깨, 나는 글자로 써보지 않으면 어떤 사물에 대해서 제대로 생각하기 어려운 사람이기 때문에, 나 자신이 달리는 의미를 찾기 위해 손을 움직여서 이와 같은 문장을 직접 써보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 날 파리의 한 호텔방에 드러누워……그 기사를 읽다 보니 모두 정말 다양한 생각을 하면서 42.295킬로미터를 달리고 있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만큼 풀 마라톤이라는 것은 가혹한 경기인 것이다. 그 중에 한 사람은 형으로부터 배운 문구를 마라톤을 시작하면섭무터 줄곧 머릿속에서 된뇐다고 했다. Pain is inevitable, Suffering is optional이라는 게 그의 만트라였다. 정확한 뉘앙스는 번역하기 엷지만, 극히 간단하게 번역하면 ‘아픔은 피할 수 없지만, 고통은 선택하기에 달렸다’라는 의미가 된다. 이 말은 마라톤이라는 경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간결하게 요약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고통은 선택이라는 말은 ‘이쯤에서 그만 만족하자’라고 할 때도, ‘조금 더 가보자’할 때도 해당되는 유연한 말이다. 4월 30일부터 현재까지 3개월 넘는 짧은 시간이라도 내가 달리는 이유는 아직까지는 달리기가 제일 돈도 안들고, 자유롭고, 땀이 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고통을 느낄만큼도 되지 않지만 내겐 나의 몸을 주체적으로 가동하고, 살피는 시간이다. 그래서 좋고, 이 책은 내 편이라 좋다.

작가의 이전글 7, 8월 읽고 있는 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