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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는 오늘도.......
한낮의 버스 안.
보고 싶은 것만 보겠다는 듯 한 남자는 내게 들켰다. 방향을 알 수 없는 곳을 주시하며 계속 흔들어 대는 고개가 그러했으므로.
빈 좌석이 생기자 제 몸뚱이의 반도 되지 않는 늙은 아비를 밀치고 털썩 커다란 엉덩이를 아무렇게나 던진다.
더 아무렇지 않은 아비는 남자가 앉은 좌석에 붙어있는 손잡이를 잡고 커다란 아들의 아무렇지 않은 행위를 재빠르게, 몸뚱이랄 것도 없는 자신의 몸으로 될수록 많이 가린다.
아니 감춘다.
어제 새벽 울먹이는 신 씨의 전화가 생각났다.
응급실에 딸을 데리고 왔는데 아무래도 오후에 출근할 수 있겠다고.
상황에 따라 일 보시라며 통화를 마치며 눈은 아직 밝아 올 생각이 없는 어둠 너머 일출을 찾았다.
눈이 온다고 했었나?
신 씨는 스스로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는 딸을 보살피고 있다.
딸은 2년 전에 자신에게 유전병을 남겨놓고 먼저 간 엄마의 빈자리에 아예 자신을 방치했다.
오락가락하는 정신에 스스로 건사하지 못한 몸이 더는 견뎌내지를 못한다고 한다.
신 씨는 아내를 보살폈던 경험이 있었음에도 매번 허둥거려진다며 말을 흐리곤 했다.
엄마였던 아비는.
운다.
한없이 울고 있다.
웃는다. 기운 없이.
한없이 웃고 싶다는 작은 소망 하나.
그러나 들키고 말았다.
못 본 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