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자~~~~~.
아주 느긋해도 좋은 일요일이다.
17층에서 보이는 세상은 물안개 속 같다.
생강차의 아릿한 맛에 들척지근한 지난 며칠의 기분을 씻는다.
들쑥거리는 것은 날씨만은 아니었다.
입을 떼지 못하고 다녀간 친구의 뒷모습이 그러했고, 무소식이 희소식인 지인의 억지 안부도 불편했다.
밥 먹자!
한마디면 되는 것을......
며칠 전에 종영된 흑백요리사의 마지막 미션이 준 숙제가 생각났다.
(나를 위한 요리)
요리사만 그러할까.
엄마는?
"나를 위한 요리를 할 거야."
책에서 눈을 들어 건너다보는 남편의 눈빛이 촉촉하게 건너온다.
한낮인데도 바깥세상은 안갯속이다.
어제 장 보다가 톳무침을 하려고 산 것을 꺼내서 밥을 지었다.
표고버섯까지 얇게 저며 같이 얹어서.
곁들임으로 김치전과 향이 많이 나지는 않은 냉이가 몸을 푼 된장과 함께 춤을 추는 듯한 찌개도 함께.
텁텁한 날씨와 기분을 한꺼번에 삼키면서 마주하는 우리 둘은 맛있게 웃었다.
헛헛하면 오려무나.
밥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