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그리고 일기.
언니도 이제는 글을 써!
난 왠지 언니가 원고지 같아.
그 아이의 목소리는 이명이 되었다.
건성으로 그러마고 했는데, 어느 때쯤부터 볼펜을 들고 있었다.
8년의 하루를 기록하다 보니 일기 전집이 되어버렸다.
지난 일요일 책 창고 정리를 하다가 꺼내 본 일기장의 권수가 너무 많이 늘어나 있다.
몇 권의 이야기노트까지.
이 노트들을 어떻게 정리할라나.
일기는 대부분 독후감상이 주를 이루고 있다. 최근에 시간이 걸려서 읽은 ' 불안의 서'( 페르난두 페소아)가 어쩌면 지금까지 읽어 온 책들의 요점 정리라는 생각이 든다.
문장 한 줄에 며칠을 먹먹해했고, 시에 가까운 글에서는 한 동안 멍해지기까지......
나를 본 듯이 읽었던 것 같다.
시간은 오래 걸렸으나 전혀 길지 않았던 이 책의 장점은 나른하지만, 되짚어 볼 수 있는, 어쩌면 내 삶에 확신을 주었던 것 같다.
잘 살았다고.
오늘도 일기를 쓰며 기록으로 시작한 메모가 자꾸 욕심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보이는 모든 것을 자세하게 쓴다.
그리고 자세히 읽는다.
읽고 쓰는 일기가 오늘도 어깨동무하며 페이지를 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