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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대고려연방 (32)

마지막 경고 6

by 맥도강 Mar 18. 2025

다분히 다혈질에 가까운 뉴프레지가 이번에도 민 대통령의 다음 말을 끊고 나섰다.    

“알았어요 알았어! 전번 스몰딜 합의 때처럼 정말로 집요하시군요,

정히 그러시다면 내가 한국대통령에게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이브까지만 시간을 드리죠,

더 이상은 곤란합니다, 우리 손자한테 내가 큰 소리를 쳤었거든요!

크리스마스가 되기 전에 북한지도자의 항복을 받아내겠다고 말입니다,

그 안에 로켓맨을 설득해서 내 앞에 무릎을 꿇리세요!

그렇지 않으면 꽝! 미국대통령 뉴프레지의 화염과 분노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뉴프레지가 그의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치는 소리가 전화기를 통해서 생생하게 들려왔다.


잠시 후 이번에는 의외의 웃음소리를 터트리며 여유롭게 말하기 시작했다.

“아 참고로 난 미친 사람이에요!

한국대통령도 잘 알고 계시겠지만 말입니다,

기왕지사 이렇게 된 것이니까 내가 한국대통령에게 고급 정보를 하나 드리죠,

일전에 시진핑을 만났을 때 나한테 고구려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흥미로운 이야기였어요,

이번 작전은 아마도 미중합동작전이 될 거예요,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그렇게 하기로 이미 양해가 이루어진 것이니 그렇게 될 겁니다,

미군의 공습과 동시에 중국지상군이 진격해 들어가서 북핵시설을 접수하게 될 거예요,

많은 희생이 발생하는 지상전은 우릴 대신하여 중국군이 알아서 한다고 했으니 우릴 너무 걱정 안 해주셔도 됩니다,

대단히 유감입니다만 미국은 북한의 핵과 ICBM의 페기에만 관심이 있지 중국이 북한을 저들의 동북 제4성으로 흡수한다고 해도 별관심이 없습니다,

이제 그만합시다! 팔이 아파서 더 이상은 통화를 못하겠어요,

나의 절친 일본수상이 아까부터 어서 끊으라고 아우성이에요,

캠프데이비드에서 함께 라운딩을 하기로 했거든요,

내가 한국대통령에게 허락한 시간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이브까지입니다,

아 그리고 방금 생각났는데 작전명은 크리스마스 폭죽놀이가 될 거예요, 멋있지 않습니까?

그 안에 잘 해결해 보세요?

이번 크리스마스는 전 세계인들이 나 뉴프레지의 화염과 분노를 즐기게 될 겁니다, 그럼 이만 땡큐!”


수화기를 내려놓는 민 대통령의 오른손이 후들거렸다.

뉴프레지의 진의가 확인되었고 디데이의 날짜까지 밝혀졌으니 더 이상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었다.

뉴프레지의 분노를 푸는 방법은 북한의 무조건적인 핵페기선언 정도를 말하는 것일 테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이 틈을 이용해서 북한점령을 시도하겠다는 중국의 계략이 드러났다.

이것을 미중이 서로 양해했다면 북한의 중국흡수가 기정사실화 된다는 것인데 어떤 일이 있어도 막아내야 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서라도 반드시 중국의 동북공정을 막아내야 한다.    


당일 저녁, 청와대 신청사의 지하벙크에서는 대통령이 주재하는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소집됐다.

최근의 안보정세에 대한 최 실장의 브리핑이 끝나자 참석자 모두는 대통령의 발언을 숨죽이며 기다렸다.

오늘 두 차례에 걸쳐 무려 세 시간 동안이나 언성을 높여가면서 미국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뉴프레지 대통령은 다가오는 성탄절이브까지 북한의 굴복을 요구했는데 조건 없는 핵폐기선언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선제공격을 감행할 것인데 중국지상군과의 합동작전이 될 것이라 했습니다!”


총리를 비롯한 참석자들 대부분은 미중합동작전이 될 것이라는 난생처음 접하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

대통령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심지어는 중국군의 북한점령도 용인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북한이 세계최강 미국의 공중폭격과 북중접경지대에 배치된 삼십만의 중국군을 상대로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

이 대목에서는 대통령도 더 이상의 말을 잇지 못하고 머뭇거리다가 한 모금의 물을 마신 후에야 다시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그 결과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북핵시설의 신속한 접수라는 미명하에 전개되는 중국군의 작전목표는 북한영토의 중국편입이 분명합니다!

이것은 미국의 양해와 전 세계의 방조 속에서 북한을 영원히 중국에 빼앗기는 큰 재앙이 될 것입니다,

비열하게도 중국은 미국이 일으키게 될 북미전쟁에 기대어 동북공정을 종결지으려 합니다!”


윤 비서관의 예견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자 사실은 대통령도 적잖이 놀라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동북공정을 한중간의 한가로운 역사논쟁쯤으로 인식하던 NSC위원들에게는 충격 그 자체로 다가왔다.

“북한이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한반도에서 치르게 되는 전쟁입니다!

그것도 우리 땅 독도를 지켜주려다가 휘말리게 된 전쟁이었습니다,

그러함에도 우린 아직도 이 참혹한 전쟁에서 우리가 서야 할 자리를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사실만큼은 분명합니다!

독도가 우리 민족의 영토였듯이 북한 또한 엄연히 우리 민족의 영토라는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 한 평의 북한 영토도 우리는 빼앗길 수가 없습니다!

지난 오천 년 동안 우리 민족은 이러한 위기들을 무수히 이겨냈습니다,

일본의 침략으로부터 우리 땅 독도를 지켜냈듯이 이번에도 미국과 중국의 침략으로부터 우리 민족의 절반을 온전히 지켜낼 것입니다,

남북한이 똘똘 뭉쳐서 죽을 각오로 싸운다면 조상님들이 물려주신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사수할 수 있습니다!"


어느덧 대통령의 발언은 결의에 찬 연설이 되어버렸다.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고 잠시 동안의 침묵이 이어질 때만 하더라도 모두들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혹여 라도 한미동맹이라는 오래된 관습에 사로잡혀서 대통령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한반도전쟁을 앞두고서 내부분열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전혀 뜻밖의 상황이 벌어졌다.

총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치기 시작하자 참석한 장관과 참모들이 일제히 일어나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NSC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이 박수를 치는 행위는 좀처럼 보기 힘든 기이한 모습이었다.

이제 대통령의 생각은 공식적인 한국정부의 생각이 되었다.

미중일연합군과 전쟁을 치르는 한이 있더라도 결단코 우리 민족의 절반을 사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천명되었다.

이렇듯 위기상황에서 대통령이 보여주는 언행 하나하나는 우리 정부 내에서 강력한 응집력을 발휘했다.

그것은 독도 전쟁 때 보여준 대통령의 리더십이 원인이 되었다.

미중합동군사작전에 대한 내용은 전략적 차원에서 1급 대외비로 구분되었지만 북한을 저들의 동북 제4성으로 흡수하려는 중국의 계략이 드러난 마당에 한시라도 지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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