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사람, 관계
208. 사막에서 느낀 외로움과 친구의 의미
사막에 서면 외로움은 숨기지 않고 모습을 드러냅니다.
끝없이 이어진 모래의 물결 앞에서
나는 누구의 이름도 부르지 못한 채 한 사람으로 남습니다.
도시에서는 소음 속에 가려져 있던 고요가
이곳에서는 정직하게 마음을 두드립니다.
사막의 외로움은 비어 있음이 아니라 마주함에 가까웠습니다.
해가 중천에 오르면 그림자는 발밑으로 숨어들고,
밤이 오면 별들은 갑자기 가까워집니다.
그 순간 깨닫게 됩니다.
혼자라는 감각은 사라지지 않지만,
견딜 수 있는 깊이로 변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사막은 외로움을 밀어내지 않고 함께 앉아 있으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다 멀리서 다가오는 한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들릴 때,
친구의 의미는 새롭게 다가옵니다.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같은 바람을 맞으며,
같은 침묵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친구란 외로움을 없애주는 존재가 아니라,
외로움이 무너지지 않도록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사막은 조용히 알려줍니다.
불필요한 설명이 사라진 자리에서
관계는 단순해집니다.
함께 걷는 시간, 나누는 물 한 모금, 불빛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어지는 침묵이 관계의 전부가 됩니다.
그 단순함 속에서 친구는 역할이 아니라 존재로 남습니다.
사막을 떠난 지금도 문득 혼자가 되었다고 느껴질 때면
그 밤을 떠올립니다.
별이 쏟아지던 하늘 아래,
말없이 곁에 있던 한 사람의 온기 말입니다.
외로움은 여전히 삶의 일부이지만,
그 외로움을 함께 건널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길은 끝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사막에서 배웠기 때문입니다.
사진: Unsplash의Tianhao 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