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바람이 전하는 365일의 지혜 (210)

생활, 사람, 관계

by Sungjin Park

210. 사우디 친구와 나눈 인생 교훈


사우디의 밤은 낮보다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해가 지고 더위가 가라앉으면, 하루의 말들이 비로소 자리를 찾습니다.


그날도 우리는 느린 차 한 잔을 사이에 두고 앉아 있었습니다.


서두르지 않는 손짓과 여백이 많은 침묵 속에서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왔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삶은 앞서가는 사람이 이기는 경주가 아니라,

끝까지 남아 있는 사람이 배우는 여행이라고.


사막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속도를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덧붙였습니다.


너무 빨리 가면 방향을 놓치고,

너무 멀리 보려 하면 발밑을 잃는다고 했습니다.


그의 말에는 조언보다 체온이 담겨 있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 대신,

실패가 머무는 자리도 결국 삶의 일부라는 이야기를 건넸습니다.


잘못된 선택도 돌아볼 수 있는 자리가 있으면 길이 되고,

멈춘 시간도 마음을 정리하는 그늘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날 내가 배운 교훈은 크지 않았습니다.


다만 삶을 대하는 태도를 조금 바꾸어 주었습니다.


모든 순간을 성과로 증명하려 하지 않아도 되고,

흔들리는 날에도 나 자신에게 너무 엄격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말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막의 바람이 조용히 등을 밀어주었습니다.


사우디 친구의 말은 긴 설명 없이도 오래 남았습니다.


인생의 중요한 교훈은 크게 말해질 필요가 없고,

진심이 담긴 한 문장은 긴 시간 동안 마음을 데워준다는 것을

그 밤이 가르쳐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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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SAL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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