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바람이 전하는 365일의 지혜 (211)

생활, 사람, 관계

by Sungjin Park

211. 중동 현지 직장 동료와의 관계에서 배운 점


중동의 직장은 언제나 일보다 먼저 하루의 온도를 확인하는 곳이었습니다.


출근과 동시에 오가는 짧은 인사, 차 한 잔을 준비하는 느린 손놀림 속에서

오늘이 어떤 날인지가 자연스럽게 공유되었습니다.


업무는 그 다음에야 조심스럽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현지 동료들과 함께 일하며 배운 것은

효율보다 리듬이 먼저라는 사실이었습니다.


회의는 결론을 향해 달려가기보다 맥락을 살피며 흘러갔고,

말해지지 않은 표정과 침묵도 하나의 언어처럼 존중받았습니다.


급하게 끼어들기보다는 기다림 속에서

말이 무르익기를 바라보는 태도가 일의 방향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업무의 경계 또한 흥미로웠습니다.


개인의 역할은 분명했지만, 필요할 때는 자연스럽게 넘나들었습니다.


도움은 요청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이었고,

함께 일한다는 감각은 문서보다 일상의 행동에서 드러났습니다.


누군가의 일정이 흐트러진 날에는

그 공백을 조용히 메우는 손길이 있었습니다.


이 관계 속에서 배운 가장 큰 점은

일터도 하나의 생활 공간이라는 인식이었습니다.


성과는 숫자로 남지만,

함께 보낸 시간의 결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일을 끝내기보다 하루를 마무리했고,

프로젝트보다 사람의 컨디션을 먼저 살폈습니다.


중동의 현지 직장 동료들과의 관계는 제게 새로운 기준을 남겼습니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더 빨리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속도를 해치지 않으며 함께 하루를 건너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오늘의 업무가 끝난 뒤에도 마음이 조금 덜 지쳐 있다면,

그날의 협업은 이미 충분히 성공한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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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algolea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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