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바람이 전하는 365일의 지혜 (214)

생활, 사람, 관계

by Sungjin Park

214. 사막에서 관찰한 인간적 행동


사막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모래가 아니라 사람의 태도였습니다.


끝없이 이어진 황토빛 풍경 속에서 사람들은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발걸음은 느렸고, 말수는 적었으며,

대신 기다림이 몸에 배어 있었습니다.


사막에서는 앞서 나가는 것보다 함께 버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그들의 걸음이 말해 주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물을 대하는 방식부터 달랐습니다.


목이 마르지 않아도 물을 나누었고, 필요한 만큼만 마셨습니다.


사막에서의 물은 소유가 아니라 책임이었습니다.


혼자 충분한 것보다, 함께 부족하지 않은 것이 더 큰 지혜라는 것을,

말없이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낯선 이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사막의 법칙은 분명했습니다.


먼저 묻지 않고 먼저 맞이하며,

경계를 세우기보다 그늘을 내어주었습니다.


의심은 마음을 메마르게 하지만,

환대는 길을 열어 준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늘 아래에서 나눈 짧은 대화는, 오래 기억에 남는 신뢰가 되었습니다.


사막의 사람들은 말보다 침묵을 존중했습니다.


모든 것을 설명하려 들지 않았고,

굳이 증명하려 하지도 않았습니다.


필요한 말만 남기고 나머지는 바람에 맡겼습니다.


침묵은 공백이 아니라 배려였고, 상대가 머무를 수 있는 여백이었습니다.


해가 지면 하루도 함께 내려놓았습니다.


성과와 실패를 구분하지 않고,

오늘을 무사히 건넜다는 사실만으로 서로를 격려했습니다.


사막에서는 내일을 약속하기보다,

오늘을 존중하는 법을 먼저 배웁니다.


그곳에서 관찰한 인간적 행동은 특별한 교훈을 설파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삶이 메말라 갈 때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를 조용히 보여 주었습니다.


속도를 낮추는 일, 나누는 일, 침묵을 허락하는 일,

그리고 함께 그늘에 머무는 일 말입니다.


사막을 떠난 지금도 그 장면들은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바쁘고 소란한 일상 속에서도,

잠시 멈추어 누군가에게 그늘이 되어 드릴 수 있다면,

우리의 하루 또한 사막처럼 단단해질 것입니다.


사막에서 배운 인간의 태도는,

지금도 제 삶을 조용히 단련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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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Carlos Le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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