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바람이 전하는 365일의 지혜 (221)

생활, 사람, 관계

by Sungjin Park

221. 중동 여행에서 배운 시간의 흐름


중동을 여행하며 가장 낯설게 다가온 것은 풍경이 아니라 흐름이었습니다.


해가 떠오르고 기울어지는 속도에 하루가 맞춰지고,

시계는 그 뒤를 조용히 따를 뿐이었습니다.


급히 앞당길 수 없는 시간 앞에서, 인간의 일정은 자연스럽게 겸손해졌습니다.


아침의 사막은 서두르지 않았고,

정오의 열기는 멈추라고 말해 주었으며,

해질녘의 빛은 오늘을 정리하라고 속삭였습니다.


그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 지혜라는 사실을,

사막은 말없이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계획은 참고사항이 되었고,

순응은 실패가 아니라 선택이 되었습니다.


길은 늘 곧지 않았습니다.


지도에는 분명히 이어진 선이 있었지만,

실제의 길은 바람에 따라 사라지기도 하고,

다른 방향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사막에서는 목적지보다 현재의 위치를 정확히 아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한 번에 멀리 가려는 마음보다,

지금 서 있는 곳을 확인하는 태도가 길을 지켜 주었습니다.


밤이 되면 사막은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 주었습니다.


낮의 소음은 가라앉고, 별빛은 침묵 속에서 또렷해졌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충분한 시간,

그 고요는 쉼이 아니라 회복이었습니다.


비워진 시간 속에서 마음은 스스로 제 자리를 찾아갔습니다.


중동의 여행은 저에게 묻고 있었습니다.


왜 그렇게 서두르는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말입니다.


사막은 대답을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기다리며, 스스로 깨닫게 할 뿐이었습니다.


돌아온 일상에서도 그 사막의 시간은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모든 순간을 채우지 않아도 괜찮고,

모든 답을 지금 얻지 않아도 된다는 믿음 말입니다.


중동의 사막에서 배운 시간의 태도는,

오늘의 삶에서도 조용히 속도를 낮추라고 알려 주고 있습니다.


사막위의 사람과 낙타.jpg

사진: UnsplashMehdi El marouaz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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