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환경, 삶의 지혜
317. 불필요한 것을 내려놓는 용기
불필요한 것을 내려놓는 용기는,
더 많이 비우기 위해 애쓰는 태도가 아니라
이미 충분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종종 필요해서가 아니라 불안해서 붙잡습니다.
혹시 놓치지는 않을지,
뒤처지지는 않을지,
잃고 나면 후회하지는 않을지
스스로에게 묻느라 마음은 늘 분주합니다.
그러나 하루가 저물 무렵이 되면,
손에 쥔 것들보다 마음에 남은 감정이 더 또렷해집니다.
자연은 쌓아두지 않습니다.
나무는 계절이 바뀌면 잎을 내려놓고,
강물은 지나간 물을 붙잡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숲은 사라지지 않고,
강은 마르지 않습니다.
불필요한 것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비워서 약해지는 일이 아니라
흐름에 다시 올라서는 일입니다.
내려놓을수록 삶의 방향은 오히려 선명해집니다.
용기는 언제나 큰 결단의 얼굴로 오지 않습니다.
때로는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 삼키는 순간이고,
굳이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자신을 그대로 두는 선택입니다.
모든 기대에 응답하지 않기로 마음먹는 일,
모든 비교에서 한 발 물러서는 일도 같은 용기입니다.
그렇게 내려놓은 자리에는,
숨이 고르게 드나들 공간이 생깁니다.
불필요한 것을 내려놓는 용기는,
내일을 포기하는 태도가 아니라
내일을 오래 살아가기 위한 배려입니다.
삶을 가볍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감당할 수 있는 무게로 다시 맞추는 일입니다.
그 용기를 선택한 날의 밤은, 이상하게도 조용합니다.
마음은 덜 흔들리고, 하루는 충분히 살았다는 느낌으로 천천히 마무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