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바람이 전하는 365일의 지혜 (40)

문화, 사회, 역사

by Sungjin Park

40. 현지 전통 악기와 음악적 표현


사막의 저녁 하늘 아래에서 울려 퍼지는 아랍의 전통 악기는

세월의 모래를 거쳐 온 목소리처럼 깊고 부드럽습니다.


현 하나를 튕기면 바람이 대답하고, 북 하나를 두드리면

먼 오아시스의 기억이 은근히 깨어나는 듯합니다.


‘오드’의 둥근 몸체는 마치 오래된 항아리처럼

사람들의 이야기와 감정을 품어 왔습니다.


한 음이 흘러나오면 그것은 소리가 아니라

여행자 마음속의 그리움이 한 조각 목소리를 얻는 순간입니다.


건반도 없고 화려한 장식도 없지만

그 단순함 속에서 오히려 진짜 감정이 가장 순수하게 피어오릅니다.


‘다르부카’가 손끝에서 떨릴 때

그 리듬은 심장의 박동과 자연의 숨결을 한데 모으는 듯합니다.


사막의 밤 풍경이 그 소리에 실려

언덕 너머 모래결을 흔들고

잠든 별빛을 깨워 천천히 춤추게 합니다.


그래서 아랍의 리듬은 단순한 장단이 아니라

삶을 견디고 사랑을 품고 시간을 건너온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전통 음악이 연주되는 순간

사람들은 말보다 먼저 마음으로 연결됩니다.


공동체는 그 리듬에 맞추어 하나의 호흡을 나누고

노래는 서로의 체온을 가까이 데려오는 작은 다리가 됩니다.


음악은 늘 보이지 않는 길을 밝혀주는 등불처럼

귀가 아니라 가슴 안쪽에서 먼저 빛을 냅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아랍의 전통 악기는 조용히 속삭입니다.


삶을 너무 복잡하게 설명하지 말고,

음 하나처럼 단순하게 느끼고

리듬 한 박처럼 솔직하게 살아가라고 말합니다.


정답을 찾기보다 흐름을 느끼고

계산을 세우기보다 울림을 가꾸라고 일러줍니다.


아랍의 음악적 표현은 결국 이렇게 속삭이는 듯합니다.


“가장 오래 남는 것은 화려한 소리가 아니라

진심이 담긴 작은 떨림이다.”


오늘 당신이 듣는 세상의 소리도

그런 떨림으로 마음을 밝혀주기를 바랍니다.


* 오드(Oud) : 짧은 목과 둥근 배 모양의 몸체를 가진 아랍 전통 현악기이다. 기타나 류트의 조상으로도 불리며, 깊고 따뜻한 음색이 특징이다. 주로 손가락이나 피크로 현을 뜯어 연주하며, 아랍 음악의 중심 악기라고 할 수 있다.


* 다르부카(Darbuka) : 컵 모양의 몸체를 가진 타악기이다. 양손으로 두드려 연주하며, 날렵하고 청명한 소리가 난다. 사막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사용되었고, 춤과 축제의 리듬을 이끄는 대표 타악기이다.


OUD AND DARBUKA.jpg

사진: UnsplashMario La Pergo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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