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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완 Dec 05. 2023

나르시시스트 남편과 이혼에 실패했다 (1)


결혼 5년 차, 나르시시스트 남편과의 결혼 생활에 괴로움이 극에 달했다.



아이 짐을 챙기고 집을 나서다


 남편의 폭력성도 보이기 시작했던 시기이다. 그날도 남편과의 싸움이 있었다. 남편이 설거지하고 있던 나에게 다가와 내 턱을 톡톡 두드리며 비아냥댔고 또다시 부부싸움이 시작됐다.

 

 남편은 또 내 다리를 걸어 바닥에 내팽개 치려는 듯 자세를 잡았다. 이전에도 수차례 당했기에 버티고 서며 창가를 향해 소리 질렀다.


“사람 살려! 사람 살려!”


 이 싸움은 남편이 현관문을 쾅! 닫고 나가고 나서야 종료됐다. 소파에 기대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이 모든 관경을 본 5살 아들이 말했다.


“엄마, 아까 싸우지 말라고 소리쳐서 미안해요. “

“엄마, 왜 ‘엄마 살려! 엄마 살려! 했어? “


 정상 가정에서 나올 수 없는 아이의 반응에 견딜 수 없어 아이 짐을 싸고, 아이의 큰 애착베개까지 챙겨 내 짐은 하나 없이 집을 도망치듯 나서는 순간, 현관 앞에서 남편을 마주쳤다.


근데 참 다행이었다. 남편 뒤에 택배 아저씨가 뒤따라 와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고 있었다. 남의 시선이 누구보다 중요한 나르시시스트 아닌가?


“(눈으로 쭉 스캔하더니 아이의 손을 잡아끌며) 우진아, 들어 가자.”


그러나 고맙게도 아이는 나를 흘낏 보며 들어가기 싫다고 버텼다. 그리고 내 뒤로 섰다. 남편은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택배 아저씨를 의식한 듯


“빨리 들어와.”


하고 집으로 먼저 들어갔고, 나는 서둘러 아이를 데리고 차에 태워 출발했다.



너무 두려웠던 순간


  그렇다. 나는 그렇게 그 지옥에서 도망쳤다. 참 신기하게도 어디서 어떻게 지낼지 아무 계획도 없이 뛰쳐나왔다. 사람이 극에 달하면 이렇게 되는구나 싶었다.


 아이를 카시트에 태우고 목적지 없이 달렸다. 남편이 쫓아올까 두려웠다. 따라오고 있을까 봐 이리저리 골목으로 들어가기도 하며 심장 뛰는 운전을 하다 안전해 보이는 골목에 차를 세웠다.


‘이제 어떻게 하지?’



1366


 몇 개월 전, 그날도 저녁에 남편과 부부싸움이 있던 날이었다. 이번에도 남편은 화를 내며 집을 나갔고, 나는 두려웠다. 그날따라 공포감이 몰려왔다.


‘남편이 집에 돌아와서 날 죽이면 어쩌지?’


불안감에 휴대폰을 들어 검색하다 발견한 ‘1366

여성 긴급 전화 상담이었다. 


“그럴만한 행동을 보이셨나요? 불안하신 거죠? 일단 남편이 돌아왔을 때 급하게 집을 나와야 할 수도 있으니 바로 들고 나올 수 있도록 짐을 간단하게 싸 두세요.”


상담원은 내가 안심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그때 기억이 떠올라 1366에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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