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티드 카 데이터, 편리함 뒤 숨겨진 '보험료 할증'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은 움직이는 스마트폰이나 다름없어요. 현대차의 블루링크, 기아 커넥트,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 같은 기능들이 기본으로 탑재되면서 운전자의 편의성은 정말 극대화됐죠. 하지만 이런 편리함의 대가로 우리가 제조사에 넘겨주는 데이터가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이것이 내 지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는 운전자는 드물다는 게 현실입니다.
운전자가 커넥티드 서비스에 가입하는 순간,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거대한 ‘데이터 수집기’로 변신해요. 차량 내 탑재된 각종 센서와 GPS를 통해 주행 행태(급가속, 급감속, 급회전 횟수 및 강도), 운행 정보(주행 시간대, 주행 거리, 평균 속도), 차량 상태(소모품 교체 주기, 고장 코드, 타이어 공기압), 그리고 위치 정보(주로 머무는 장소, 방문 빈도)까지 실시간으로 제조사 서버에 저장됩니다. 이 모든 정보가 내가 운전하는 매 순간 쌓이고 있는 셈이죠.
많은 운전자가 '안전운전 점수(UBI, Usage-Based Insurance)'를 통해 보험료 할인을 받고 있어요. T맵이나 제조사 앱에 기록된 점수가 높으면 보험료를 10~15%가량 절감할 수 있으니, 좋은 점수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기도 하죠. 그런데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현재는 '점수가 높을 때 할인'해주는 방식이 주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점수가 낮으면 보험료를 할증'하거나 '사고 시 과실 비율 산정에 데이터가 활용'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거든요.
실제로 해외 일부 제조사는 수집된 주행 데이터를 보험사에 판매해 논란이 되기도 했어요. 내가 무심코 밟은 급브레이크 한 번이 내년도 보험료 인상의 '스모킹 건'이 될 수 있다는 뜻이죠. 상상만 해도 좀 꺼림칙한데요. 만약 개인정보 유출이나 감시당하는 기분이 든다면, 데이터 수집 범위를 직접 설정하거나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먼저 제조사 앱 설정을 확인해 보세요. 현대/기아차의 경우 앱 내 '설정' 메뉴에서 개인정보 활용 동의 내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제3자 정보 제공 동의(보험사 등)' 항목을 체크 해지하면 내 데이터가 외부로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어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커넥티드 서비스 자체를 해지하는 것이지만, 원격 시동이나 SOS 긴급 출동 같은 핵심 기능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단점이 있죠. 최신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는 위치 정보 전송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프라이버시 모드'도 있으니, 필요할 때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자동차 데이터는 사고 예방과 효율적인 차량 관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해요. 하지만 내 주행 습관이 '상품'처럼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과 모르는 것은 정말 천지 차이입니다. 이제는 신차를 출고할 때 옵션 표만 볼 것이 아니라, 내가 사인하는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의 세부 항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시대가 아닐까요? 내 차는 나를 돕는 비서일 수도, 나를 감시하는 감시자일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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