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줄 알았지만 뇌까지 뻥~
단순한 다이어트 방법으로 여겨졌던 간헐적 단식이 이제는 심장마비와 뇌졸중 예방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순히 체중 감량을 넘어, 건강 유지에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간헐적 단식, 혈전을 막는 효과 발견
국제 학술지 Life Metabolism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간헐적 단식이 혈소판 활성화를 억제하여 혈전 형성을 줄이는 효과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160명의 관상동맥 질환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했다. 한 그룹은 간헐적 단식을, 다른 그룹은 평소처럼 식사를 유지했다.
10일 후 혈액 샘플을 분석한 결과, 간헐적 단식을 한 그룹에서 혈소판 응집이 현저히 감소한 것이 확인됐다. 이는 혈전 생성 가능성이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같은 실험을 쥐에게 적용했을 때도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장내 미생물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간헐적 단식이 어떻게 혈전 형성을 억제하는 걸까? 연구진은 그 핵심이 장내 미생물이 생성하는 특정 대사물질, ‘인돌-3-프로피온산(IPA)’에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장 속의 특정 미생물들은 간헐적 단식 동안 활성화되면서 IPA의 생산량을 증가시킨다. 이 IPA가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여 혈전 형성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연구진이 실험용 쥐에게 직접 IPA를 주입했을 때도 혈전 생성이 줄어드는 효과가 확인됐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효과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항혈소판제(클로피도그렐)와 유사한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즉, 간헐적 단식을 통해 자연적으로 혈전 예방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심장과 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
연구진은 추가적으로 간헐적 단식이 뇌와 심장에도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뇌졸중(뇌혈류 차단 후 재개)과 심근경색(심장 혈류 차단 후 재개) 모델을 이용한 쥐 실험에서, 간헐적 단식을 한 그룹에서 뇌와 심장의 손상이 현저히 줄어든 것이 확인됐다. 이는 간헐적 단식이 혈전 예방뿐만 아니라, 혈류 차단으로 인한 손상까지 줄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발견이다.
간헐적 단식, 어떻게 해야 할까?
간헐적 단식의 방법은 다양하다. 이번 연구에서 적용된 방식은 16:8 방식으로, 하루 24시간 중 16시간 동안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 8시간 동안만 식사를 하는 형태다.
예를 들면,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는 정상적으로 식사를 하고, 이후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는 단식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이는 우리 몸이 일정 시간 공복 상태를 유지하면서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조절하고, 대사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처음부터 16시간 단식을 시도하는 것이 어렵다면, 12:12 방식(12시간 단식, 12시간 식사)부터 시작해 점차 시간을 늘려가는 방법도 가능하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이번 연구가 간헐적 단식의 긍정적인 영향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점도 있다. 연구 기간이 10일로 짧았고, 참가자들이 단식을 얼마나 정확히 지켰는지 완벽히 통제하기 어려웠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모든 단식 방법이 같은 효과를 낼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당뇨병 환자나 특정 질환을 가진 사람, 임산부, 노약자 등은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못된 단식은 저혈당, 영양 불균형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간헐적 단식, 이제는 건강 관리 전략으로?
그동안 간헐적 단식은 주로 체중 감량을 위한 방법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간헐적 단식이 혈전 예방과 심장·뇌 건강까지 보호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물론, 무작정 단식을 시도하는 것보다 균형 잡힌 식단과 함께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간헐적 단식을 할 때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 콩류, 발효식품을 함께 섭취하면 장내 미생물이 더욱 건강해지고 혈전 예방 효과도 극대화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반면, 가공식품이나 포화지방이 많은 식단은 장내 유익균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혹시 지금 간헐적 단식을 고려하고 있다면, 이번 연구 결과가 결정을 내리는 데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다만, 기저 질환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이라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 후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점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