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V 시스템 탑재한 7인승 전기 SUV의 반격
국내에서 가족들과 함께 탈 7인승 전기 SUV를 찾다 보면 결국 선택지는 기아 EV9 하나로 좁혀지곤 했어요. 덩치 큰 전기차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온 셈인데 드디어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GLB 전기차 모델이에요.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뼛속까지 바뀐 시스템이에요. 전작인 EQB가 400V 시스템을 썼던 것과 달리 이번 신형은 800V 고전압 아키텍처를 채택했습니다. 벤츠의 새로운 플랫폼인 MMA를 기반으로 제작된 두 번째 모델인데 컴팩트 SUV 체급에 이런 고급 기술을 넣었다는 게 참 놀라워요.
보통 800V 시스템은 현대차 아이오닉 시리즈나 포르쉐 타이칸 같은 고성능 모델에서나 보던 기술이거든요. 덕분에 충전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졌습니다. 320kW급 급속 충전을 지원해서 단 10분만 충전해도 무려 260km를 달릴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죠.
주행거리도 꽤 쏠쏠합니다. 250+ 모델 기준으로 WLTP 인증 631km를 기록했어요. 국내 기준으로는 이보다 낮게 측정되겠지만 85kWh 배터리를 품고 이 정도 효율을 낸다는 건 고무적이에요. 4륜 구동 모델인 350 4MATIC을 선택해도 거리 손실이 고작 17km뿐이라는 사실이 기술력을 증명하네요.
이런 효율의 비결은 모터에 숨어 있습니다. 후방 모터에 2단 변속기를 적용해서 고속 주행 시 전력 소모를 확 줄였거든요. 여기에 실리콘 카바이드 인버터를 써서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했어요. 기술적인 완성도 면에서는 확실히 EV9을 바짝 긴장시키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실내 공간도 7인승답게 넉넉하게 뽑아냈어요. 차체 길이가 이전보다 98mm 늘어난 4,732mm에 달하고 휠베이스도 2.8m를 훌쩍 넘습니다. 3열 시트를 접으면 트렁크 용량이 1,715리터까지 확장되니 캠핑이나 장거리 가족 여행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크기죠.
실내는 벤츠 특유의 화려함이 가득해요. MBUX 슈퍼스크린이 대시보드를 꽉 채우고 있고 구글 제미나이와 챗GPT를 연동한 AI 비서까지 들어갔습니다. 단순히 이동 수단을 넘어 똑똑한 스마트 기기를 타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에요.
물론 걸림돌은 역시 가격입니다. 독일 현지 가격이 약 8,800만 원부터 시작하는데 국내에 들어오면 보조금 혜택을 온전히 받기는 어렵겠죠. 7,337만 원부터 시작하는 EV9과 비교하면 가격 차이가 꽤 벌어집니다. 그래도 벤츠라는 브랜드 가치와 압도적인 실내 마감을 생각하면 지갑을 열 소비자가 꽤 많을 것 같아요.
가족을 위한 7인승 전기 SUV 시장에서 여러분은 실용적인 EV9과 화려한 벤츠 GLB 중 어떤 차가 더 끌리시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