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무진 가출 4 시간 <3>

고니/ 말 짧은 남편 / 온기/ 평안

by 시미황


고니에게 향한 그녀의 시선



그녀는 갯벌로 범벅이 된 고니로부터

눈을 떼지 못하고 유심히 바라보았다.


" 어디가 아픈가?..."


"왜? 홀로 됐을까?"


" 왜? 저기에 저렇게 주저앉자 있을까?"


백조는 꼼짝하지 않았다.

이따금씩 모가지를 늘여 빼어 머리를

흔들어 댄다. 마치 무엇을 털어 내는

것처럼 보였다.


" 아휴! 애처로워 저 꼬락서니..!"

하얀 깃털은 온데간데없고 갯벌

투성이의 고니 한 마리를 바라보며


" 날아오를 수 있을까? "


곧 처량해질 그녀의 모습을 홀로 된

고니에게 빗대어 보는 그녀,

고니에게 향한 시선을 옮겨 그녀의

남편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이제 갈까요?"


더 이상 남편에게 낭만이 깃든 무드는

없을 거라 기대를 접었다.


그때 머드팩을 한 고니가 '파다 다닥'

날개를 치더니 공중으로 비상한다.

펼쳐진 날개 사이로 고니의 하얀 깃털이

보였다.


그녀는 속으로 말했다.


" 김밥도 있고 물도 있고

두 개 있으니 이대로 드라이브

하고 기분도 정화시키고 바람도 쐴 겸

해남 땅끝마을로 향하면 좀 좋아!"


결국 집으로 차를 돌리는 남편이다.


아직도 그녀의 마음은 풀리지 않았고

사과도 받지 못했다.


그녀를 향한 남편의 불만도, 남편을

향한 그녀의 마음도...


어느덧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야무진 가출은 유야무야

끝나가고 있는 듯했다.



화해/ 서로의 마음을 온기로 채우다


갑자기 전화 콜링이 무음으로 들려온다.


" 여보세요 -!"

인사말로 전화 통화를 하려는 순간

거실에 있던 남편이 안방에서 통화

중인 그녀에게로 다가왔다.


전화 통화직전인 그녀의 귓가에 뭔가

말하려는 남편이 말을 꺼내려는데


" 쉿~! 나 통화 중이에요."


남편은 말없이 거실로 나갔다





블친인 세소님으로부터 온 전화였다.

"7학년 전원일기 서평글 블로그에

올렸어요"

" 어머나 고마워요..!"

순간 그녀는 자신이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분이 좋았다.

행복했다. 그녀의 전자책 첫 작품을

읽고 블로그 이웃인 블친이 자신의

블로그에 포스팅했다는 소식을 듣고

전화 통화 마친 후


그녀는 거실로 나가 남편에게 물었다.


" 조금 전 무슨 말하려고 했어?"


김밥을 먹고 있던 그녀의 남편은

여전히 김밥을 오물오물 거리며

말문을 열지 않는다.

김밥을 삼킨 그는

"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말이 짧은 남편


때론 칭찬과 격려의 말을 듣고 싶은 아내다. 아내는 그녀의 남편에게 칭찬과 격려와 위로와 응원멘트를 바란다

그런데 남편의 대화는 언제나 'you 메시지'다.

" I 메시지'로 말하라 부탁해도

그게 안되나 보다.


그녀의 남편은 언제나 아내를 생각하고

말한다고 하는데 아내는 실망이 더 크다.


그녀의 남편은 당신의 말투에 대해 그러려니

하면 될 걸 이해하여 주지 못한다고

섭섭해한다.


운동은 소홀히 하면서 블로그에 집착하며

글쓰기에 너무 집중하지 말라는 말이

그게 잘못된 거냐고 오히려 반문한다.


" 글 쓰는 거 그거 아무나 되는 알아?

실력이 쟁쟁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거기에 글을 투고한다고?"


그녀는 남편이 자신의 기를 정말 꺾어 뭉게 버린다고 생각했다.


" 부족하지만 격려와 응원 위로의

말을 먼저 해주면 안 되나?"


" 서영 출판사 대표님께서 글을 써보라고

해서 하는 거야. 그냥 경험 삼아 한번 해 보면

안돼?"

완전 티격거리던 날. 순천정원으로

바람 쐬러 가던 길을 멈추고 , 승용차를

돌려 집으로 오고 말았던 슬픈, 며칠 전의

일이 떠 올라 마음이 서글펐던 그녀였다.





블로그 글을 들여다보며 틀리다 맞다.


"꽃나무가 아니야, 나무에 꽃이

피어 있다고 써야지"라고 지적한다.


" 아! 자나친 간섭이야!


그녀는 남편의 지적과 간섭을 받더라도

그녀를 존중받는 마음을 느끼고

싶었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에게

있어서 남편이 아니라 선생님처럼

느껴진다. 그녀의 남편은 어디서나

잘못된 것을 보면 지적한다.

금전출납부, 회계장부, 오, 탈자

잘못된 한글표기, 띄어쓰기,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녀의

남편을 친절하고 온유하고 베풀기

잘하는 사람으로만 보이는 것 같다.


그녀도 자신을 생각해 본다.

자신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다.

그녀의 남편보다 훨씬 더 긍정적인

면도 있다. 사람과의 갈등, 남편과의

갈등도 잘 참아내고 남편의 마음을

이해하며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자녀들과의 대화에서도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녀의 남편은 사람의 감성을 고려하지

못하고 정직하고 건조하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다.

그녀는 감성과 이성이 적절하게

믹서 된 표현을 지향한다.


나를 인정해 주고 좋아해 주고

'귄'있다고 칭찬해 주는 나의 팬이

있다는 것이다.



가출을 시도했던 싱크대 앞에서의

부부는 4시간의 가출, 다시 집으로

돌아와 각기 자신의 부족을 인정했다.



" 여보!... 그런데 왜 이렇게

집으로 빨리 오려고 했어?"


남편의 대답


"오늘 서예교실 선생님 오는 날이야."


" 그래서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서둘러 왔구나!"


" 응! 벌써 4주째 서예교실 수업 빠졌거든 ~"


그러나 그녀의 속마음은 아직 완전 해갈

되지 않았다.


" 김밥 맛있게 잘 먹었어 ~ 고마워."


그녀는 하고 싶은 말을 한다.


" 아니 ~! 김밥 쌌잖아..

이건 나의 무의식이 나도 모르게 김밥을

말도록 했거든... "


생각해 보니, 김밥 때문에 핑계 삼아 화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그녀의 생각이다



"역시 아내는 지혜롭다"


그녀의 말을 그는 듣고만 있었다.

그녀는 말을 이어갔다.


" 나는 좀 더 멀리 드라이브하는 걸

기대했거든 분위기 좋고 전망 좋은

카페에 가서 기분전환 하고 싶어서요"


그녀는 홀로 떨어져 비행하다가 착지에서 미끄러진 고니 한 마리가 갯벌에 묻혀 파닥거리다가 회색빛 날개로 날아가는 모습을 보며 집을 떠나 가출하여 방황하게 되면

서로가 개고생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남편이 고마웠다



"아...! 다시는 집 나간다는 소리

서로 없기 해요."


잠시 갈등으로 차가워진 마음은 김밥이

서로의 마음을 온기로 채워주었다


그녀의 가출은 평안으로 승리하다.


용서도 화해도 선택이다.

그리고 용납할 줄 알아야 용서도

수 있다. 용서는 곧 사랑이다.


사랑의 마음은 진실하다

진실은 닫힌 마음의 문을 열게 한다.


부부의 마음은 이전보다 더 따스하다.

그녀는 남편의 얼굴에 미소를 보니

기쁘다.


그녀는 블로그도 브런치도 쉬엄쉬엄

느긋한 마음으로 하기로 했다.

쉬엄쉬엄 즐기는 마음으로

글 친구 이웃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

할지라도, 삶의 속도에 맞춰 느긋하고 꾸준히

그 길을 걷기로 자신과 협상을 마쳤다



그녀의 남편은 아내에게 부탁한다.

"너무 글쓰기에 집착하지 말아요

그리고 전자책도 출간해 봤고.

브런치, 블로그에 글 쓰면 됐잖아요"

그녀의 남편은 아내에게 부탁한다

이상 욕심부리지 말라한다.


이유는 건강을 생각하란다.

함께 걷기 운동에 힘쓰라 한다


서로가 약속 지키려고 노력 중이다.

모처럼 아침 그녀의 남편의

말한다.


" 여보 ~ 천천히 일어나요.

내가 쌀 씻어 밥솥에 밥 안칠게..! "



남편이 주방으로 가는 사이

그녀는 앞치마를 두르다가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바라보았다.


스트레칭 순서에 따라 몸을 흔들며

춤을 춘다.


"난 귄있고 훨씬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여자야

난 널 사랑해~ "


"칠십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고,

화해하고 사랑하자"


4시간 그녀의 가출은 평안으로 승리했다.




에베소서 4:26-27 RNKSV

화를 내더라도, 죄를 짓는 데까지 이르지

않도록 하십시오. 해가 지도록 노여움을

품고 있지 마십시오.


악마에게 틈을 주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