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총 걸어가는 남편의 모습
안쓰럽다...
그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보다
모를 아림에 울컥한다
타지에서 홀로
구부정하게 나날을 지내야하는 그를 위해
멀리서 그저 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것만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함이다
돌아서
그가 남기고 간 흔적들을
늘 그러한 일상으로 청소해 버린다
얼른 정리하고
오롯한 나만의 평온을 누려야겠다는 마음이
가득하여
손놀림이 저절로 빨라진다
한바탕
소란스레 집안을 흔들고 난 뒤
가지런히 자리한 거실 쇼파에 앉아
시원한 냉수 들이키니
온몸 송알송알 맺힌 땀방울들이 흩어진다
조금 전까지 마음에 남아 있던 아리함까지 같이 실려 나간다
청소란게 원래 그런거다
하지만
아려도 좋으니
그이 목소리라도 자주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