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 해녀고양이의 탄생 이야기

_상상력이 폭발하다

by 조안나


제주도의 푸른 바다에서 토실토실한 물고기를 물질해서 잡아먹으며 자유로운 생활을 보내던 해냥이는

더 이상 이야기 속의 고양이가 아니었다. 길고양이들 밥 주러 다니면서 만든 이야기의 주인공이 드디어 탄생했다. 해녀복을 입은 고양이가 물질하고 스노클링하는 스케치 두 장을 벽에 붙여 두고 딸아이와 시간 날 때마다 이야기를 나눴다.


“이 고양이는 어떻게 해서­ 제주도에 오게 되었을까?”


나의 첫 질문이다. 그 후로 거실에 붙어 있는 그림을 보면서 질문을 떠올리게 되었고 딸아이는 머릿속으로 틈틈이 이야기를 만들고 있었나 보다.


“엄마, 이 고양이는 원래 아주 커다란 얼음 속에서 도를 닦고 있었지.

그런데 지구가 더워져 빙하가 녹고 얼음 속에서 깨어나.


“오 시작이 좋은데?”

“먹을 것이 없어서 얼음 조각들만 먹다가 결심을 하지.

빙하를 타고 어디￰든 가야겠다고. 도착한 곳은 제주도.”


“이거 아기공룡 둘리 처음 이야기랑 비슷한 거 아니야?”


“아니 해냥이는 두가지가 달라. 얼음 속에서 묵상한다는 것하고

얼음을 먹고 견뎠다는 게 달라. 엄마! 이건 굉장히 중요한 거야.”


이야기 흐름을 끊￷었다고 볼멘 목소리가 되어 눈을 흘겼다.


“제주도에서­ 신선한 물고기를 잡으면서 즐겁게 사는 거야.

얼음만 먹던 시절을 생각하면 제주도는 완전 천국이지.

아름다운 모래사장에서 요가도 하고 일광욕도 하고

해냥이는 혼자여도 잘 살아.”


“와! 재밌다. 이거 그림으로 그려 볼 수있겠어?”

“그럼, 쉽지.”


엽서­ 크기로 잘라 놓은 종이에 방금 이야기한 것을 형상화하기 시작했다. 무심코 그린 낙서 같은그림 한 장과질문 하나로 이렇게 재밌는 이야기를 끌어냈다는 것에 즐거워했다. 아이들은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것을 가장 원하니까 잘 들어주는 것만 했을 뿐인데 재밌는 이야기와 그림까지 나왔으니 얼마나 좋은가!


그렇게 하여 얼음조각을 아작아작 먹는 해냥이.

빙하를 타고 바다에 떠 있는 해냥이, 사우나를 즐기 해냥이

모래사장에서 요가하는 해냥이 다양한 일러스트가 탄생했다.

보고 그리는 단계를 거쳐서 상￳상한 것을 이야기로 만들고 이야기에 맞는 그림을 그리게 되기까지의 성장을 축하했다. 나는 그저 동심이 다치거나 사라지지 않도록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열심히 맞장구를 잘 쳐준 것 뿐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