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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 무장 경찰 Jan 15. 2024

경찰 승진, 공평할까?

직업으로서의 경찰관

5년 전이었나, 같이 근무했던 강력팀장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직장인에게 가장 보람된 일'은 무엇일까 라는 말이었다. 


공무원을 포함한 직장인이 가장 보람되는 일은 무엇일까?


직업을 통해 사람을 도울 때?

뜻깊은 일을 할 때?

나의 자아를 실현할 때?


모두 다 틀렸다! 강력팀장님은 딱 세 가지를 이야기했다. 그것도 우선순위까지 매겼다.


첫 번째, 승진.

두 번째, 급여

세 번째. 보람


"경찰이 희생정신을 갖고, 국민을 돕는 데 의미를 두어야지, 승진은 무슨 승진이냐" 하고 반문하거나 비난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는 저 말이 크게 공감됐다.


급여도 못 받는데 봉사를 한다?

조직에서 대우가 좋지 않은데, 즐거운 맘으로 민원인에게 대할 수 있을까?






저 세 가지 중 첫 번째인 승진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경찰 승진의 장점이라면, 순경으로 입직해도 능력에 따라 높은 계급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시험, 심사, 특진, 근속 승진처럼 4가지 제도가 있어 여타 공무원에 비해 승진 제도가 다양한 점도 하나의 장점이기도 하다.


지금 글을 쓰는 1월은 우리 경찰에게 희비가 엇갈리는 시기이다. 1년에 딱 한 번인 시험 승진과 승진 심사 발표가 있기 때문이다.


엊그제, 그러니까 토요일 경찰 승진 시험이 있었다. 전년보다 난이도가 높았다고 하소연하는 경찰이 대부분이었다.


심사 승진이나 시험 승진이나, 상급자가 주는 고과평가가 중요하다. 주관적 고과 점수라고 말하기도 한다. 문제는 주관 평가가 수학 공식처럼, 논리적으로 딱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가 봐도 심사승진 해야 할 직원을 제치고 의외의 사람이 승진하는 일도 적지 않다. 지휘관이 이 사람을 대상자로 추천했기 때문이다.

승진한 사람이야, 내가 생활 잘했다고 생각할 테지만(승진 대상자를 비난하는 건 아니다), 실상 그렇지 않은 경우가 상당하다는 거다.


시험승진도 마찬가지이다. 100% 시험 실력만 보지 않는다. 지휘관 고과 점수가 들어간다.

전 과목 만점을 받고도 고과평가가 낮아 승진 누락된 사람도 있다. 이러한 주관적 점수는 결국 지휘관의 재량이다.


지혜로운 지휘관이라면 나름 논리적인 기준을 두고 점수를 준다. 그러나 13만이나 되는 경찰 모두가 - 나를 포함해서 - 지혜로운 건 아니다.


특진(특별승진)을 볼까?


범인 검거 공적으로 특별 승진하는 경찰이 있다. 그런데 과연 이 모든 검거 실적을 혼자 했을까?

팀원이 도와준 경우가 대부분이다. 절대 혼자만 잘해서 특진하는 건 불가능하다.(운이 좋으면 할 수도.....)

특진자는 자신을 도운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내가 진짜 말하고 싶은 핵심은, 경찰 승진은 공평하지 않다는 말이다. 일 잘하는 사람이 승진도 잘하는 건 아니다. 일 잘하는 사람 실적을 다른 사람이 가져가 특진하는 경우도 있다.

이 문제가 경찰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른 공무원 조직도, 사기업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금융 기관 근무하는 지인도 승진에 물 먹은 적이 많다고 했다.(실적이 월등함에도 말이다)


우리 사회는 절대 공평하지 않다. 평등은 무슨...... 최근 가까운 직원이 승진에 실패하니 나까지 마음이 좋지가 않다.


나를 발전하기 위해 승진에 도전하는 건 나도 찬성한다. 그런데 내 가족, 생활마저 뒷전으로 두고 승진에 목을 맨다? 그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진짜 중요한 걸 잃지 않는다면 승진도 가치가 있다. 평생 근무하는 곳이니까.


영예로운 승진을 하고도 이혼하거나(반드시 승진이나, 경찰 때문에 이혼한 건 아니겠지만), 건강을 잃은 사람도 있다.


가정 VS 승진

건강 VS 승진


가정과 건강은 어떤 것과도 비교하거나, 중요도가 떨어져선 안 된다.

그리고 누군가의 도움으로 승진한다면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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