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Border

기이하고도 아름다운

by 굥이


국경 관리인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 티나는 남들과는 다른 외모를 가지고 있으며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바로 냄새로 수치심, 죄책감과 같은 감정을 냄새로 알 수 있다는 것. 어느 날 국경을 지나던 한 남자에게서 악취를 맡고 아동 성 착취 동영상을 소지하고 있던 자를 잡아낸다. 수사팀은 티나에게 협조를 요청하고 티나는 요청을 받아들인다. 그러던 중 자신과 외모가 닮은 남자 보레를 만나는데, 티나는 외모 뿐만 아니라 신체적 특정 마저 비슷한 보레에게 끌려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온다. 보레와 사랑에 빠져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자신이 인간이 아닌 트롤이라는 사실을 알게되고, 비로소 자신의 정체성을 알게된 티나는 해방감을 맞이한다. 그러나 보레는 아동 성 착취 범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가담자였고, 티나는 그 사실을 알고 보레를 검거하려 하지만 보레는 달아난다. 시간이 지난 후, 티나에게 한 박스가 전달된다. 바로 보레와 티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였다. 티나는 그 아이를 받아들이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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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존재하는 경계선>



국경 - 그녀의 직업은 국경관리원이다. 국경이라는 설정부터 경계선을 의미한다. 보레는 이주민이며 티나는 정주하는 자이다.


정체성 - 티나는 인간과 트롤이라는 경계선에 걸쳐져 있는 경계인이다.


반면 보레는 경계선 바깥에 머물러 있다.


선과 악 - 일상에서 겉모습만 보고 선과 악을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더욱 위험하다.


성별 - 남성과 여성


티나의 생김새로 인해 사람들은 티나와 경계선을 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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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이 영화가 아름다웠던 이유>


이 영화를 보고 어떤 관객은 아름답다고 하고, 어떤 관객은 불쾌하고 불편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에게 이 영화는 아름다웠다. 자신의 욕망을 억누른 채 인간의 틀에 맞춰 살아가는 티나의 모습이 나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숲속에서 보레와 함께 자유를 만끽하는 티나의 모습은 극히 아름다웠다. 정체성을 찾고 자신의 선택을 한 티나는 극 중 누구보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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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의 초능력>


주인공 티나가 가진 능력이 트롤 모두가 가진 능력인지 티나만 가진 후천적 능력인지 영화는 정확히 보여주지 않는다. 만약 티나에게만 생긴 후천적 능력이라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


티나는 어릴적 부터 외모로 인한 차별을 받아왔을 것이다. 자신을 향한 폭력과 멸시, 그리고 학대에 대한 냄새를 기억했을 것이다. 이는 티나에게 공포와 위험, 그리고 수치심으로 다가왔을 것이고, 티나는 이를 피해야만 했을 것이다. 즉, 생존을 위해 감각으로 작용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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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범죄>


영화는 소설 원작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아동 범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감독이 이 내용을 추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윤리와 도덕, 선과 악의 경계선을 긋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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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경계선을 허무는 영화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경계선을 긋는다. 경계선 안에 있으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외모, 가족, 성별, 학교와 학력 옷을 입는 스타일 마저도 경계를 짓는다. 당신은 어떤 경계선을 만들고 있는가?



+ 영화 속 한 시퀀스 (티나가 출산을 앞 둔 이웃을 태우고 급히 도로를 달리다가 멈춰 서 사슴이 무사히 지나도록 기다리는 장면)는 아름답고도 기이하다. 나의 인생에서도 이런 순간이 있었다.


태국에서 학업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갈 때, 순전한 나의 선택이 아니라 아팠기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가야만 했었다. 외롭게 남겨질 언니를 태국에 두고 혼자서만 집으로 돌아간다는 죄책감, 이겨내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동시에 집으로 돌아간다는 안도감과 기쁨은 이상하고도 기이한 감정이었다. 그 미묘한 감정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앞으로도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