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는 24시간을 근원자리에 스위치를 꽂고 산다.
그런 형국에서 별도의 기도, 별도의 명상, 별도의 묵상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도 해본다.
스위치를 하늘에 꼽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판단과 생각들에 나라는 것을 흐르는 강물에 맡기듯 산다.
태초 전과 태초 후의 근원인 존재가 나를 일체로 하여 살고 있는 경지가 있다.
죽음도 없고, 시간도 없고, 공간도 없고, 아늑하고 평안하게 영원한 현재만 있는 세계에서 있는 나를 느낄 때가 홀연 듯 있다.
'나가 없어' '나가 있다'.
그것은 분명한 '존재(Being)'이다.
그 자리와 그 생각과 그 순간들이 행복하다.
한 때 고통의 최저 바닥에 침몰하여 살다가 자동기술(自動記述)로 5분 만에 쓴 시가 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조그마한 선물로 이 시를 드린다.
전영칠
한 방울 물방울이었으면 좋겠다
한줄기 풀잎이었으면 좋겠다
저기 떠가는 한 무더기 구름이었으면 좋겠다
석자 이름 없으면 어떠랴
모두와 친구가 될 수 있는
풀잎으로, 구름으로, 사람으로,
물방울로
이름 없이 굴러가면 좋겠다
그러다가 한줄기 빗방울이었으면 좋겠다
그러다가 한줄기 빗방울로 떨어져도 좋겠다
떨어져 오만가지 것과 섞이고 몰아쳐 구르다가
다만 어미 뱃속 같은 바다로 갔으면 좋겠다
그렇게 한 세상
무명무명(無名無名) 굴러가도 좋겠다
'근원에 대한 묵상' 시리즈는 근원의 세계를 잊지 않고 살면서 문득 스치는 느낌(생각)들을 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