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 신교, 힌두교의 신: 무엇이같고 무엇이 다를까1

사진: 힌두교 사원

by 전영칠


오늘은 구교(가톨릭), 신교(개신교), 그리고 힌두교라는 세 가지 주요 종교 전통에서 '신'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그 역사적 배경과 함께 체계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각 종교는 신의 본질, 인간과의 관계, 세상의 악과 고통의 문제, 그리고 궁극적인 삶의 목표에 대해 독특하면서도 때로는 유사한 관점을 제시한다. 본서를 통해 이러한 다양성과 공통점을 이해함으로써, 각 종교의 핵심 사상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얻고, 나아가 인간의 보편적인 영적 탐구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기를 기대한다.



1 힌두교의 다양한 신 이해(인격신과 비인격신)


힌두교는 단일한 신 관념을 넘어, 매우 다채롭고 포괄적인 신 이해를 특징으로 한다. 이는 수천 년에 걸쳐 다양한 철학적 사유와 신앙 형태가 공존하며 발전해 온 결과이다. 힌두교의 신 이해는 크게 '인격신'과 '비인격신'이라는 두 가지 흐름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1. 인격신: '이슈와라'


이슈와라(인격신) 삼주신(三主神) : 1) 브라흐마(창조의신)

2) 비슈누(유지·보존의 신)

3) 시바(파괴와 재생의 신)


%EB%B8%8C%EB%9D%BC%ED%9D%90%EB%A7%88.jpg?type=w1 브라흐마(우주창조신)


비슈누의 다양한 얼굴


%EC%8B%9C%EB%B0%94.jpg?type=w1 시바



이슈와라의 개념과 의미


힌두교에서 '이슈와라'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인격신'에 해당하는 개념이다. 산스크리트어로 '주인', '통치자', '왕' 등의 의미를 지니며, 시대와 학파에 따라 최고 자아(아트만), 신, 최고 존재, 개인적인 신 등 다양한 의미로 해석된다. 시바파에서는 시바를, 비슈누파에서는 비슈누를 이슈와라로 숭배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벤카테스와라'는 비슈누의 잘 알려진 별칭 중 하나이다.


고대 힌두 철학 문헌, 특히 파탄잘리의 《요가 수트라》에서는 이슈와라를 인간이 겪는 고통(클레샤), 과거 또는 현재의 행동으로 인한 환경(카르마), 삶의 결실(비파카), 그리고 심리적 성향(아샤야)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특별한 '자아(푸루샤 비셰샤)'로 설명한다. 이는 이슈와라가 인간사의 복잡함에 휘둘리지 않는 초월적인 존재임을 나타낸다. 대중적인 경전인 푸라나에서는 이슈와라를 우주의 창조자, 유지자, 때로는 파괴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비슈누나 시바와 주로 연결시키며, 모든 것의 근원이자 궁극적 진리, 실제로 묘사한다.


이처럼 힌두교의 '인격신' 개념은 신자들이 신과 개인적인 관계를 맺고, 신에게 의지하며 영적인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중요한 통로가 된다.


이슈와라의 특징


이슈와라는 '최고의 것을 소유한 자', '선택과 축복을 내리는 지배자'라는 의미를 내포하며, 인간에게 무언가를 베풀 수 있는 능동적인 존재로 여겨진다. 요가 학파에서 강조하는 이슈와라의 중요한 속성 중 하나는 어떤 장애나 업보, 환경, 심리 상태에도 '영향받지 않음(아파람리스타)'이다. 이는 신이 인간 세상의 혼란함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기준점이자, 인간이 추구해야 할 이상적인 상태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힌두교 여러 학파에서의 이슈와라


힌두 철학의 여섯 가지 주요 학파(다르샤나) 모두가 이슈와라 개념을 동일하게 중요하게 다루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샹카 학파나 미맘사 학파는 최고 존재로서의 이슈와라 개념이 자신들의 철학 체계에서 핵심적이지 않다고 본다. 반면, 요가, 바이셰시카, 베단타, 느야야 학파는 이슈와라를 논하지만, 각 학파마다 그 의미를 조금씩 다르게 부여한다. 특히 아드바이타 베단타와 같은 일원론적 철학에서는 이슈와라를 모든 것을 연결하고 모든 사람과 사물 안에 존재하는 일원론적인 우주 절대자로 보기도 한다.


이는 힌두교 내에서도 '인격신'에 대한 이해가 하나로 통일되어 있지 않으며, 힌두교가 가진 엄청난 다양성과 포용성을 보여준다. 힌두교는 단일하고 고정된 교리 체계라기보다는, 다양한 영적 경로와 해석을 포괄하는 '삶의 방식' 또는 '사상 체계들의 집합'에 가깝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힌두교가 특정 창시자나 단일 경전에 의해 확립된 종교가 아니라는 역사적 사실과도 부합한다.


'박티 요가': 인격신을 향한 헌신의 길


박티 요가는 힌두교의 여러 영적 수행 방법 중 하나로, 인간이 가진 감정의 강렬함을 사용하여 자신의 한계를 초월하고 궁극적 실재에 도달하려는 '헌신의 길'이다. 이는 지혜를 통해 깨달음을 얻으려는 갸나 요가(지혜의 길)와는 다른 접근 방식이다. 박티 요가에서는 신, 특히 이슈와라와 같은 인격신에 대한 강렬한 사랑과 완전한 귀의를 통해 자아실현에 이른다고 본다. 신자는 세상 모든 것에서 신성을 발견하고, 그 신을 향한 뜨거운 갈망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헌신은 만트라 암송, 신의 이름을 부르며 노래하는 찬가(키르탄), 신상이나 상징물에 대한 예배(푸자) 등 다양한 형태로 표현될 수 있다. 박티 요가 수행자들은 신에 대한 헌신이 모든 두려움과 걱정을 없애주고, 세속적인 문제들을 초월하게 해 준다고 믿는다. "오늘날 감정은 당신 안에서 가장 지배적인 부분은 아니지만, 여전히 가장 강렬한 부분"이며, "헌신은 감정을 부정적인 것에서 즐거운 것으로 바꾸는 방법"이라는 설명은 감정을 영적 수행의 핵심 동력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2. 비인격신: '브라흐만'


힌두교 철학, 특히 우파니샤드에서 브라흐만은 우주의 궁극적 실재, 모든 존재의 근원을 의미하는 비인격적 절대자를 가리킨다. 이는 이쉬와라처럼 특정한 이름이나 형태, 성격을 가진 인격신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개념이다. 브라흐만은 모든 형상을 초월하고, 시작도 끝도 없으며,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존재, 존재하는 모든 것을 포괄하는 '궁극적인 하나'로 묘사된다.


브라흐만은 모든 이원성, 예를 들어 선과 악, 존재와 비존재, 주체와 객체 같은 구별을 초월한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인간의 언어나 이성적인 생각으로는 그 본질을 완벽하게 파악하거나 표현하기 어렵다고 한다. '네티 네티', 즉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다"라는 부정의 방식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암시될 수 있다고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흐만의 본질을 설명하려는 시도로 '사트-치트-아난다'라는 표현이 사용되기도 하는데, 이는 각각 '존재', '의식', '환희'를 의미하며, 브라흐만이 바로 이 세 가지로 이루어진 순수한 상태임을 나타낸다.


'아트만'과 브라흐만: "네가 바로 그것이다 "



%EB%B2%94%EC%95%84%EC%9D%BC%EC%97%AC2.jpg?type=w1 범어일여(네가 바로 그것이다)


아트만은 힌두교에서 말하는 개인 안에 있는 참된 자아, 불멸의 영혼을 의미한다. 우파니샤드의 가장 핵심적인 가르침 중 하나는 바로 이 개별적인 아트만이 궁극적으로 우주적 실재인 브라흐만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깨달음을 상징하는 유명한 구절이 바로 "땃 뜨밤 아시)", 즉 "네가 바로 그것이다"라는 말이다. 힌두교에서 인간 삶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이 아트만과 브라흐만의 동일성을 깨닫는 것, 즉 '모크샤(해탈)'를 통해 고통스러운 윤회의 고리(삼사라)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네가 바로 그것이다"라는 선언은 인간의 가장 깊은 본질(아트만)이 우주의 궁극적 실재(브라흐만)와 다르지 않음을 의미하며, 이는 인간이 이미 그 안에 신성 또는 궁극적 실재의 불꽃을 지니고 있다는 급진적인 내재성의 철학이다. 이러한 관점은 모든 존재가 브라흐만의 현현이라는 생각으로 확장될 수 있으며, 이는 곧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되어 있고 본질적으로 하나라는 비이원론적(아드바이타) 세계관의 기초가 된다.


또한, 비인격적이고 형언할 수 없는 브라흐만 개념은, 종교적 교리나 의례의 한계를 넘어선 직접적이고 체험적인 영성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지니고 있다. 브라흐만은 특정 인격, 형태, 교리로 제한되지 않는 '궁극적 실재'로 묘사되기 때문이다. 이는 제도화된 종교나 고정된 교리 체계에 거부감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보다 자유롭고 개인적인 방식으로 영성을 탐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3. 힌두교에서 인격신과 비인격신의 공존


힌두교의 특징 중 하나는 인격신인 이슈와라와 비인격적인 절대자인 브라흐만을 서로 배타적인 개념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상호보완적이거나 다른 차원의 진리로 이해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설명 중 하나는, 이슈와라(인격신)를 궁극적이고 형언할 수 없는 브라흐만이 인간이 이해하고 관계 맺기 쉽도록 특정한 이름과 형태를 가지고 나타난 모습으로 보는 것이다. 즉, 브라흐만은 너무나 추상적이고 광대해서 보통 사람들이 직접 다가가기 어려우니, 이슈와라라는 좀 더 구체적이고 친근한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드바이타 베단타학파에서는 이슈와라를 현상 세계 수준에서의 신으로 인정하지만, 궁극적인 진리는 모든 분별을 넘어선 비인격적 브라흐만이며, 그 브라흐만과의 완전한 합일(아트만이 브라흐만임을 깨닫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는다. 따라서 힌두교에서는 박티 요가를 통해 이슈와라를 열렬히 사랑하고 숭배하면서 개인적인 관계를 맺는 동시에, 갸나 요가(지혜의 길)를 통해 명상과 철학적 탐구로 브라흐만의 본질을 깨달으려는 노력이 자연스럽게 공존할 수 있다.


인격신과 비인격신의 공존 및 상호보완적 관계는 힌두교가 다양한 수준의 영적 성숙도와 개인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접근 경로를 제공하는 다층적 종교 체계임을 보여준다. 이슈와라는 감성적이고 관계 지향적인 사람들에게 신앙의 대상이 되어 박티 요가의 길을 열어주고, 브라흐만은 철학적이고 명상적인 성향의 사람들에게 궁극적 탐구의 대상이 되어 갸나 요가의 길을 제시한다.


또한, 이러한 공존은 '궁극적 실재'에 대한 인간의 언어와 이해가 본질적으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다양한 상징, 은유, 표현 방식을 통해 그 형언할 수 없는 실재에 접근하려는 힌두교의 지혜를 반영한다. 절대적이고 무한하며 모든 분별을 초월하는 브라흐만은 유한한 인간의 언어나 개념으로 완벽하게 포착될 수 없기 때문이다.



2. 구교(가톨릭)의 인격신 vs. 힌두교의 신


%EA%B3%A0%ED%99%A9%EC%B2%AD.jpg?type=w1 가톨릭 교황청


이제 가톨릭의 인격신 개념과 그것이 힌두교의 인격신 및 비인격신과 어떤 점에서 유사하고 다른지 비교해 보겠다.


1. 가톨릭의 인격신: 삼위일체 하느님


가톨릭의 하느님 개념은 구약성경에서 계시된 야훼 하느님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으며, 이스라엘 민족과 특별한 계약을 맺고 역사를 이끌어가는 인격적인 신이다. 신약성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이 더욱 구체적이고 완전하게 계시되었다고 믿는다. 예수는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며 친밀한 관계를 보여주었고, 자신과 아버지가 하나라고 말했다. 또한, 예수 승천 이후 제자들에게 보내진 성령(Holy Spirit)의 역할도 중요하게 강조된다.


이러한 성경적 바탕 위에서, 초기 교회 시대 교부들의 신학적 성찰과 여러 공의회(특히 325년 니케아 공의회, 381년 콘스탄티노폴리스 공의회)를 거치면서 '한 분이신 하느님이 본질은 하나이지만 세 개의 고유한 위격, 즉 성부(Father), 성자(Son), 성령(Holy Spirit)으로 존재한다'는 삼위일체 교리가 정립되었다. 이것이 가톨릭 신관의 핵심이다.


가톨릭에서 믿는 하느님은 다음과 같은 주요 특징을 가진다.


전지전능 :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분이다.

사랑 : 하느님의 본질은 사랑 그 자체로 이해되며, 이 사랑 때문에 세상을 창조하고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보냈다고 믿는다.

정의 : 무한한 사랑과 동시에 완전한 정의를 실현하는 분으로 여겨진다. 죄를 미워하고 심판하지만, 회개하는 이에게는 자비를 베푼다.

인격적 관계 : 각 개인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기를 원하며, 인간은 기도와 성사를 통해 하느님과 소통하고 은총을 받는다고 믿는다.

창조주 : 아무것도 없는 상태(무, 無)에서 온 세상을 말씀으로 창조했으며, 지금도 섭리로 세상을 다스리고 보존한다고 믿는다.


삼위일체 교리는 신의 본질 자체가 '관계성'임을 드러낸다. 즉, 신은 고독한 단일자가 아니라 성부, 성자, 성령 간의 영원한 사랑의 친교 안에 존재하며, 이러한 관계성이 창조와 구원 행위의 원동력이 된다.


또한, 가톨릭의 '성사' 개념은 초월적인 인격신이 인간의 감각적이고 물질적인 세계 안으로 들어와 구체적으로 활동하며 은총을 베푼다는 믿음을 정교하게 체계화한 것이다. 세례성사, 성체성사 등 7 성사는 눈에 보이는 표징을 통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은총을 전달하는 통로로 여겨진다.


2. 가톨릭과 힌두교 신 개념의 공통점


%EB%A0%88%EC%98%A414%EC%84%B8.jpg?type=w1 현 카토릭 교황 레오 14세


인격신 개념의 존재: 가톨릭의 삼위일체 하느님은 명확히 인격적인 분(들)이며, 힌두교의 이쉬와라(예: 비슈누, 시바, 데비 여신 등) 역시 의지, 지성, 감정을 가지고 인간과 관계를 맺으며 기도에 응답할 수 있는 인격적인 존재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신과의 개인적 관계 추구: 가톨릭에서는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 직접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힌두교의 박티 전통에서도 신자들이 자신이 선택한 이슈와라에게 기도하고 헌신하며 교감하려고 노력한다.

신의 창조 및 섭리 역할: 가톨릭은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하고 다스린다고 가르친다. 힌두교에서도 많은 경우 이슈와라가 우주의 창조, 유지, 파괴(그리고 재창조)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계시의 개념: 가톨릭은 하느님이 성경과 교회의 전통,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셨다고(계시) 믿는다. 힌두교 역시 '슈루티'라고 불리는 베다 경전들이 신적인 기원을 가지며, 고대 현자들이 명상을 통해 직접 신으로부터 받은 계시라고 여긴다. 스므리티는 슈루티에 기반하지만 인간에 의해 편집된 문헌으로 간주된다.

(2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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