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하지 않고 이기는 법 2

by 전영칠

경쟁은 환상이다 22 화

경쟁하지 않고 이기는 법 2

경쟁하지 않고 이기는 법 2

경쟁하지 않고 이기는 법 2


다. 독특한 개성을 판다


남들과 비교되기를 거부하고 오직 '자기다움'이라는 독보적인 영토를 개척한 거장 6인을 소개한다.. 이들은 더 잘하려고 애쓰기보다, 자신만의 마력을 발견해 세상을 그 색깔로 물들인 사람들이다.


1. 작가: 존재 자체가 장르가 된 사람들


무라카미 하루키

블루오션: '메타피지컬 리얼리티(Metaphysical Reality)'

그는 일상적인 소재(스파게티, 맥주, 재즈)와 초현실적인 세계(우물 밑 공간, 말하는 고양이)를 정교하게 결합한다. '하루키적'이라는 형용사가 생길 만큼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문체를 만들었다. 그는 기교를 뽐내기보다 독자의 무의식 속 깊은 곳을 건드리는 평온하고도 기묘한 세계관을 팔았다.


<해변의 카프카> 중 : "세상은 광대하지만, 너를 수용해 줄 공간은─찾아보면 의외로─그리 많지 않아. 너는 너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수밖에 없어."

세상의 시스템에 맞추기보다 자기 내면의 심연을 파고들어 스스로의 세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고독한 의지가 담겨 있다.


한강

블루오션: '고통의 미학적 승화'

한국 현대사의 비극(5·18 등)이나 인간의 폭력성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지극히 섬세하고 시적인 문장으로 풀어낸다. 잔혹함을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고도 영혼의 떨림을 전달하는 그녀의 글은, 비극을 '고발'하는 단계를 넘어 인간 존엄에 대한 '성찰'이라는 푸른 바다를 개척했다.


<소년이 온다> 중 :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몸으로 받아내어 투명하고도 처절한 문장으로 빚어내는 한강 특유의 공감과 영성이 묻어난다.


2. 화가: 고통과 무의식을 예술로 빚은 이들


프리다 칼로

블루오션: '내면의 상처를 전시하는 아이콘'

그녀는 남의 풍경을 그리지 않았다. 평생 육체적 통증과 사랑의 배신을 겪으며 "나는 나를 그린다. 내가 가장 잘 아는 소재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고통을 숨기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한 그녀의 자화상들은, 기술적 완벽함이 아니라 '처절한 진실성'이라는 독보적인 개성을 탄생시켰다.


<부서진 기둥>

images?q=tbn:ANd9GcSbfGrGibgWGnBlq_-zmYXhg4h18RCOrNtXTVJaWnWe4dzcxPKxZPNZ_6tcmIsm 부서진 기둥


육체적 고통을 그리스 신전의 무너진 기둥으로 형상화하여, 자신의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예술로 직시한 그녀만의 강렬한 자화상이다.



살바도르 달리

블루오션: '꿈과 무의식의 가구화'

흘러내리는 시계처럼 도저히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꿈속 장면을 극사실적으로 묘사했다. 그는 단순히 그림을 그린 게 아니라 자신의 기이한 행동과 철학까지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었다. "천재인 척해라, 그러면 천재가 된다"는 그의 말처럼, 그는 상상력을 상품으로 만든 마케팅의 천재이자 초현실주의의 제왕이었다.


<기억의 지속 >

딱딱한 시계가 치즈처럼 녹아내리는 이미지를 통해, 고정관념에 갇힌 현실의 시간을 무너뜨리고 무의식의 자유를 표현한 초현실주의의 정수다.


images?q=tbn:ANd9GcQxua0oo57EYtqyCs4ciBAzjWjnWQXPXcMkl6-Jso8AmG82CNKlHvaxl9SC_282 기억의 지속


3. 가수: 목소리 이상의 영혼을 들려준 이들


데이비드 보위

블루오션: '무한한 자아의 변신(페르소나)'

그는 단순히 노래하는 가수가 아니었다. 외계인 캐릭터인 '지기 스타더스트'부터 창백하고 차갑고 감정이 없는 귀족적인 캐릭터인 '신 대공'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며 음악과 패션, 예술의 경계를 허물었다. '변화' 자체를 자신의 정체성으로 삼은 그는 대중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대중이 자신을 궁금해하게 만드는 전략을 썼다.

이 두 캐릭터는 보위가 단순한 가수를 넘어 철학적이고 예술적인 탐구를 시도했던 결과물이다.

현실의 지루함과 부조리를 넘어 '화성에 생명체가 있을까?'라는 엉뚱하면서도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며, 기이하고 아름다운 환상의 세계를 노래한다.


패티 스미스

블루오션: '펑크의 시적 영성'

록 음악의 거친 에너지에 고도의 시적 상상력과 영성을 결합했다. 그녀는 가수가 아니라 '노래하는 시인'이었다. 유행하는 팝송을 부르는 대신, 자유에 대한 갈망과 영혼의 외침을 날것 그대로 쏟아냄으로써 록을 하나의 종교적 제의처럼 격상시켰다.


노래 Gloria는 "예수는 누군가의 죄를 위해 죽었지만, 내 죄를 위해 죽은 것은 아니다"라는 파격적인 첫 문장으로 시작한다. 기존의 가치관에 순응하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과 시적인 분노를 담은 노래다.가사는 종교적 구원이라는 기성 가치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운명과 죄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겠다는 철저한 독립심과 자유로운 영혼을 드러낸다. 이는 당시 태동하던 펑크 록(Punk Rock) 정신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평가받는다.


이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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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한국의 악동뮤지션 이찬혁은 2024년, 2025년 연말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1개의 가수가 아니라 무대에서 관 속으로 들어가 퇴장하는 모습과 뮤지컬 배우를 섭외하여 동등하게 합동의 무대 예술가로서의 면목 등을 보였다.


이찬혁은 청룡영화상 시상식 등에서 보여준 '관 퍼포먼스'와 뮤지컬적 연출은 단순히 튀고 싶어 하는 '악동'의 장난이 아니다.

그는 대중들에게 '이찬혁이라는 이름의 블루오션'을 정착시켰다.


그는 더 이상 '노래를 잘 부르는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다. 그는 무대를 노래하는 공간이 아니라, 메시지를 던지는 '캔버스'로 사용한다.

자신의 노래 '장래희망'에 맞춰 관 속으로 들어가는 행위는 기존의 '나(자연인 이찬혁 또는 대중이 원하는 아이돌)'를 죽이고, 오직 '예술적 자아'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선언이다.

블루오션 : 다른 가수들이 가창력이나 화려한 춤으로 경쟁할 때, 그는 '철학적 서사'를 무대 위에 시각적으로 구현함으로써 경쟁자 자체가 없는 영역으로 이동했다.


뮤지컬 배우들을 단순히 '백댄서'나 '보조'로 쓰지 않고, 무대 위에서 대등한 예술가로 세웠다.

이찬혁은 무대 위의 모든 요소를 하나의 '작품'으로 본다. 자신이 돋보여야 하는 '주인공'이라는 집착(레드오션적 사고)을 버리고, 무대 전체의 완성도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비중을 협업자들과 나눈다. 그의 협업의 철학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블루오션 포인트 : 이는 '나 중심의 권위'를 제거하고 '작품 중심의 가치'를 높인 전략이다. 관객은 가수의 공연이 아니라 하나의 완성된 '종합 예술'을 관람하게 되는 것이다.


그의 퍼포먼스 기저에는 매우 영성적이고 철학적인 메시지가 깔려 있다. '경쟁'은 결국 '내가 남보다 잘나야 한다'는 에고(자아)에서 비롯된다.

관에 들어가는 퍼포먼스는 "나는 죽었다, 고로 누구와도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무아(無我)의 경지를 예술로 표현한 것이다. 그가 무대에서 보여주는 기행(말없이 서 있기, 삭발하기 등)은 대중의 시선이라는 감옥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영혼의 발로라 할 수 있다.

블루오션 포인트: 대중문화 예술가가 '자기부정'을 통해 '독보적 존재감'을 획득한 역설적 사례이다. "나를 죽이니 경쟁이 사라졌다"는 그의 행보는 '경쟁은 환상이다'와 완벽하게 궤를 같이한다.


이찬혁이라는 예술가를 알아본 대중들은 2017년 SBS 오디션 프로그램 'K-POP스타'에서 지난 6년 동안 배출한 쟁쟁한 가수들 중 가장 성공한 스타로 혼성듀오 악동뮤지션을 뽑았다. 온라인 리서치 데이터스프링코리아가 운영하는 패널나우가 지난 2월 9~13일 회원 1만 4316명을 대상으로 ‘기존 케이팝 스타 출신 가수 중 가장 성공한 가수를 뽑아주세요!’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3대 기획사 가운데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악동뮤지션이 압도적인 표(8366건, 58.4%)를 받으며 1위에 올랐다. 그것이 그 한 예이다.


"이찬혁은 더 잘 부르기 위해 마이크를 잡는 대신, 자신의 에고를 죽이기 위해 관 속으로 들어갔다. 그가 뮤지컬 배우들과 대등하게 서서 무대를 꾸밀 때, 그곳에는 '일등 가수'는 없었지만 '유일무이한 예술'은 존재했다. 경쟁이라는 환상을 깨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이처럼 스스로 전형적인 틀에서 죽고, 새로운 가치로 부활하는 것이다."

이찬혁의 이런 파격적인 행보는 내가 오늘의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경쟁하지 않고 승리하는 법'과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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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7인의 공통점은 "나는 누구와도 경쟁하지 않는다. 나는 나일뿐이다"라는 태도에 있다. 레드오션에서 남보다 앞서려 달리기보다, 자기 안의 우물을 깊이 파서 아무도 가보지 못한 지하수원을 찾아낸 사람들이다.



라. '나'라는 유일무이한 바다로 항해하라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누구를 이겨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살아간다. 옆집 아이보다 빨리 걸어야 하고, 동급생보다 점수가 높아야 하며, 옆 부서 동료보다 먼저 승진해야 직성이 풀린다. 이처럼 이미 정해진 시장에서 한정된 파이를 놓고 피 터지게 싸우는 곳을 우리는 '레드오션'이라 부른다.


하지만 나는 단언한다. 그 핏빛 바다에서의 싸움은 애초에 가짜다. 남의 것을 뺏어야 내가 산다는 그 믿음 자체가 우리를 가두는 거대한 환상일 뿐이다. 세상을 관찰하며 깨달은 진리는 하나다. 진짜 승자는 칼을 잘 휘두르는 사람이 아니라, 아예 전장을 옮겨버리는 사람이다.


경쟁이 없는 푸른 바다, '블루오션'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ERRC(제거·감소·증가·창조)라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태양의 서커스'가 바로 그 증거다. 그들은 전통적인 서커스에서 동물 묘기와 위험한 기술을 제거했다. 대신 그 자리에 연극적 요소예술적 서사를 채웠다.


기괴할 정도로 정교한 의상과 분장, 현장에서 호흡하는 라이브 음악은 서커스를 하나의 오페라로 격상시켰다. <퀴담>에서 소외된 인간의 내면을 다루고, <토템>에서 인류의 진화를 노래하며 그들은 '아이들을 위한 구경거리'가 아닌 '어른들을 위한 고품격 예술'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조했다. 그들은 더 높이 뛰기 위해 다른 서커스단과 경쟁하지 않았다. 그저 스스로 하나의 예술이 되었을 뿐이다.


대한민국은 카페의 레드오션이다. 그러나 그 좁은 틈새를 뚫고 푸른 바다를 개척한 이들이 있다. 성수동의 '레인리포트'는 365일 비가 내리는 풍경을 창조해 날씨를 감상하는 정거장이 되었고, 익선동의 '청수당'은 도심 한복판에 이끼 낀 돌다리와 대나무 숲을 심어 '치유의 정토(淨土)'를 선사한다.


성수동의 '대림창고'는 낡은 정미소를 갤러리로 재탄생시켰고, 문래동의 '올드문래'는 철공소의 거친 망치 소리를 음악으로 승화시켰다. 이들은 커피 한 잔의 가격으로 경쟁하지 않는다. 그 공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개성과 서사를 판다. 경쟁은 그들이 구축한 견고한 세계관 앞에서 힘을 잃는다.


진정한 블루오션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일상과 초현실을 잇는 기묘한 문체로, 한강은 고통을 투명한 시로 빚어내는 문장으로 자신만의 장르가 되었다.


프리다 칼로는 자신의 부서진 신체를 화폭에 담으며 "나는 내가 가장 잘 아는 소재이기에 나를 그린다"라고 말했고, 살바도르 달리는 녹아내리는 시계를 통해 무의식의 세계를 현실로 끌어왔다. 데이비드 보위의 끊임없는 변신과 패티 스미스의 시적인 펑크 정신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은 남보다 잘하기 위해 애쓰는 대신, 오직 '자기다움'이라는 우물을 깊이 파서 아무도 가보지 못한 지하수원을 찾아냈다.


최근 우리 대중문화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한 인물은 악뮤(AKMU)의 이찬혁이다. 그는 시상식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대신, 관 속으로 들어가 '퇴장'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또한 뮤지컬 배우들을 단순한 조연이 아닌 대등한 예술가로 세우며 무대의 경계를 허물었다.


그의 '관 퍼포먼스'는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그것은 '남보다 돋보여야 한다'는 비대한 에고(자아)의 죽음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내가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집착, 일등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을 관 속에 묻어버리는 순간, 역설적으로 가장 독보적인 존재감이 피어난다.


경쟁은 환상이다. 우리가 싸우는 대상은 타인이 아니라 내 안의 두려움과 욕망이 만들어낸 그림자일 뿐이다. 이찬혁이 무대 위에서 스스로를 죽이고 예술로 부활했듯, 우리 역시 '나'라는 낡은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배운 것은 결국 하나다. '가장 나다운 것이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며, 내가 나로서 온전할 때 세상은 더 이상 전장이 아닌 놀이터가 된다. 당신의 항해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아직도 핏빛 레드오션에서 허우적대고 있다면, 이제 그만 관습의 닻을 올리고 당신만의 푸른 바다로 나아가라. 그곳에 당신을 기다리는 진정한 승리가 있다.



블루오션 중 최고의 토대는 '나'이다. 최고의 블루오션은 '나만이'가지고 있는 '나만의 개성'이다. 그것이 사상과 예술, 그리고 내 영혼에 결합했을 때 찬란한 나만의 블루오션이 꽃 피고 열매 맺는다. 사람들이 제일 갈증을 느끼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나만의 개성은 완성되어야 한다.' '나만의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 거기에 부와 명에 그런 것들은 부차적으로 따라온다.


그대의 개성은 무엇인가.

그대는 마음껏 주장하며 살라. '나는 나다'

하늘은 모든 인간들에게 한 가지 씩의 개성을 주었다. 굼벵이도 기는 재주를 주었다지 않는가. 이제는 각자 하늘이 준 나만의 개성을 찾아 스스로 자신의 개성완성이라는 조각가가 되어야 한다.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은 개성완성(個性完城)으로 끝나는 것이다.

영민한 기억천재 기계덩어리 AI가 판치는 21세기라는 놀이터에서 우리가 AI를 거느리면서 질펀하게 놀 수 있는 화두는 이것이다.


"자기의 개성 완성을 마음껏 표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