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속에서 다시 만난 나의 교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나는 다시 낯선 사람이 되었다.
홍콩에서 열정적으로 이어가던 수업이
한순간에 멈춰버린 듯했다.
‘이제 다시 가르칠 수 있을까?’
그 불안이 하루 종일 마음을 무겁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패드 화면을 보며 문득 생각했다.
“이걸로 수업을 하면 어떨까?”
그 순간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처음엔 반응이 좋지 않았다.
몇몇 학부모는 “화면으로 공부가 되겠어요?”라며 떠났다.
하지만 남은 학생들이 있었다.
화면 너머로 “Miss, can you see this?”라며 웃던 아이들.
그 웃음이 내 하루를 다시 움직이게 했다.
수업은 점점 안정되었다.
아이패드 펜으로 같이 문제를 풀고,
줌(Zoom) 화면으로 학생이 어려워 하는 문제를 쉽게 이해 하도록 도울 수 있었다.
거리는 멀었지만 마음은 가까웠다.
오히려 아이들이 더 집중했다.
시간이 흐르며 나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가르치는 나’를 다시 세웠다.
이제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세계 어디서든 수업을 할 수 있다.
카페 한켠이 교실이 되고,
여행지의 숙소가 강의실이 되었다.
올해 초엔 딸아이와 함께 치앙마이에서 반 달을 지냈다.
낮에는 수업을 하고,
저녁엔 노을 진 골목을 걸었다.
그곳에서 문득 깨달았다.
“멈춤은 끝이 아니라, 다른 길을 보여주는 신호였구나.”
이제 나는 ‘디지털 노마드 수학교사’로 산다.
분필 대신 아이패드를,
교실 대신 화면을 마주하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그때의 선생님이다.
학생들에게 늘 이렇게 말한다.
“어떤 문제든,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답이 있어.”
그것이 내가 살아온 공식이자,
내가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삶의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