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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감정의 쓰레기는 관계 회복을 어렵게 만든다

by 최환규


가족 치료 전문가인 존 가트맨 박사는 부부의 대화를 3분만 들어도 6년 안에 이혼할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33년 동안 3천 쌍의 부부를 연구한 결과 이혼할 부부에게는 ‘비난과 멸시’라는 특징적인 대화 패턴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가트맨 박사의 연구처럼 비난과 같은 부정 감정의 강도가 강할수록 감정의 지속 기간도 길어진다. 신호 대기 중 신호가 바뀌어도 움직이지 않으면 뒤차에서 클랙슨을 울려 앞차에 주의를 환기하기도 한다. 이때 뒤차 운전자가 클랙슨을 가볍게 누르면 앞차에서 고맙다는 신호를 보내지만, 소리 세기가 높다면 주의 환기가 아니라 시비라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상대와 상호작용하는 초기에 어떤 강도로 대화를 시작하느냐에 따라 반응은 달라진다.


상사나 동료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았다면 부하의 마음속에는 억울함과 분노가 상당히 크게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부하의 억울함 속에는 ‘식당 주인의 말은 믿고, 내 말은 믿어주지 않는다’라는 배신감도 함께 들어있다. 이런 부하는 상사를 더 이상 자기편이라고 여기지 않고, 자신의 체면을 깎은 상사나 동료를 적대시하면서 복수할 기회를 노리게 된다. 부하의 마음에 있는 부정 감정의 강도가 강할수록 상사와 부하의 관계는 감정의 강도에 비례해 멀어지게 된다.


회식 다음 날 상사가 부하를 불러 사과를 하더라도 부하의 마음속 상처는 바로 치유되지 않는다. 부하는 상사가 한 사과의 진정성에 대해 의심할 수도 있다. 부하는 상사를 지켜보면서 사과의 진정성을 판단한다. 상사의 사과에 진심이 담겼다고 판단하면 다친 상처를 아물게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상처는 그대로 남게 되면서 관계 회복을 어렵게 만든다.


상사의 비난은 산불과 같다. 산에 심은 나무가 자라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산불이 나면 일순간에 온 산이 불에 타 버리고 재만 남게 된다. 사람과의 관계도 산불과 마찬가지로 상대가 자신을 신뢰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오랫동안 쌓아온 신뢰 관계는 비난 한마디에 무너질 수 있다. 비난은 동료와의 관계를 무너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말을 할 때 감정 섞인 반응을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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