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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환규 Nov 27. 2023

익숙함과의 결별이 필요한 이유는?

헨리 포드의 ‘컨베이어 시스템’에 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헨리 포드가 컨베이어 시스템을 도입하기 전까지 자동차를 만드는 방식은 정해진 곳에 있는 차체에 작업자가 부품을 가져가 한 대씩 조립했다. 이 방식은 생산성이 그리 높지 않아 1895년 당시 최대 자동차 회사인 벤츠의 연간 생산량이 135대에 불과할 정도로 대량 생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도입한 것이 컨베이어 시스템이었다. 기존에 한 사람이 차의 모든 부품을 조립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컨베이어를 타고 움직이는 차에 자신이 담당하는 부품만을 조립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런 변화를 통해 자동차 공장의 생산성은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오늘날 거의 모든 공장은 이런 생산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같은 업무를 반복하는 것은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 이에 따라 생산직이나 사무직 모두 업무를 세분화해 업무 숙달도 빨리하면서 생산성도 높이도록 했다. 이 결과 시간이 지날수록 업무가 쪼개지면서 생산라인처럼 업무를 하는 경향이 커졌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것처럼 업무를 쪼갤수록 생산성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만, 일하는 사람으로서는 업무에 익숙해질수록 지루함을 더 크게 느끼는 결과를 가져왔다.   

  

업무에 익숙해질수록 긴장감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신입사원보다는 업무에 익숙한 고참들이 일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면서 꾀를 부리게 된다. 필자도 일주일에 한 번 집 안을 청소한다. 처음 청소를 시작했을 때는 익숙하지도 않았고, 책임감도 작용해 청소에 정성을 들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청소가 지루해지면서 청소를 미루거나 대충 하려는 충동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이처럼 익숙함으로 인한 흥미나 집중력의 감소는 불량품을 만들고, 업무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결심이 필요하다. ‘생활의 달인’이라는 공중파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수십 년간 한 분야에 종사하며 부단한 열정과 노력으로 달인의 경지에 이르게 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담은 일종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많은 달인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을 하면서도 그 분야에서 알아주는 전문가들이다. 필자도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지?’라고 감탄할 때가 많다.   

   

방송에 출연하는 달인은 ‘노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방송에 출연한 달인은 생계를 위해 취업을 했지만, 일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아 달인이 된 사람이 대부분이다. 김치 공장에서 무를 다듬는 달인의 모습이 방영된 적이 있다. 칼을 사용하는 다른 직원과 달리 채칼로 다른 사람보다 몇 배 빠른 속도로 무를 다듬고 있었다. 이 사람도 처음에는 칼을 사용했지만, 적합한 도구를 찾는 과정에서 칼보다는 채칼이 자신에게 더 적합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달인의 또 다른 공통점은 스스로 정한 목표가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같은 일을 반복하면 지겹고 힘들어한다. 하지만 달인들은 스스로 세운 목표를 달성하면서 성취감을 느낀다. 또한, 목표 달성으로 얻는 수입 또한 성취감을 느끼는데 한몫하고 있다. 아마도 스스로 정한 목표가 없다면 남들과 비슷한 사람으로 남았을 것이다.     

필자도 청소를 시작할 때부터 순서를 정해 청소를 할 때가 많다. 이럴 때는 지루함을 느끼면서 게으름을 피울 때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해오던 순서와 다르게 청소할 때 긴장감을 느끼면서 청소에 더 집중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기존 방식보다 더 효과가 높은 방법을 찾은 것은 덤이다. 이처럼 스스로 익숙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는 모든 노력이 자신을 위한 출발점이다.    

 

같은 일을 반복할 때 누구나 지루함을 느끼면서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익숙함과의 결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럴 때 일에서 보람을 느끼면서 나날이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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