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려동물이 늘어나면서 이와 관련된 방송도 늘고 있다. 공중파에서도 반려동물 중 개의 문제행동을 교정하는 프로그램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비록 반려동물을 기르지는 않지만, 가능하면 월요일 밤에 방송되는 개와 관련된 프로그램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시청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방송에 나오는 개 훈련사도 유명하지만, 개의 문제행동을 교정하는 방법이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사람이나 개나 비슷한 점이 매우 많고, 개의 문제행동의 원인은 개 주인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방송을 시청하면서 개 주인들이 흔히 하는 실수는 개에 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개를 기르겠다고 결정하면 대형 견과 중소형 견, 활발한 품종과 그렇지 않은 품종, 털이 많이 빠지는 품종과 그렇지 않은 품종, 단두종(코가 눌린 품종)과 그렇지 않은 품종, 순혈 품종과 혼혈 품종 그리고 암컷과 수컷 등, 자신의 분양 목적과 양육 환경 등 선택을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하지만 방송에 출연하는 개 주인들은 이런 선택 기준들에 대한 충분한 고민 없이 개를 선택하였고, 이로 인해 개의 양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개는 전 세계적으로 약 800여 종이 분포되어 있고, 국내에는 약 90여 종의 개가 반려견으로 분양되고 있다. 개의 분류는 혈통이나 원산지별로 분류하기도 하고, 크기에 따라 대·중·소·초소형으로 분류하기도 하나 사육목적에 따라 용도별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용도별로 분류하면 집을 지키기 위한 번견, 애완견, 경주견, 수렵견, 투견, 목축견, 맹인을 위한 맹도견과 투견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부 개 주인들은 많은 활동량이 필요한 개를 아파트에서 기르고 있었다. 수렵견이나 경주견은 다른 개들에 비해 활동을 많이 해야 하는 개들로 좁은 아파트에서 키우면 운동을 할 수 없다. 개가 운동을 할 수 없으니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로 인해 난폭해져 주인도 개를 통제하지 못하여 개에 물리는 사건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개 주인이 양육 환경에 적합한 개를 선택하지 못했기 때문에 문제행동을 하는 개로 만든 것이다. 이처럼 개의 문제행동 뒤에는 개 주인의 무지가 한몫하고 있었다.
개 주인들이 가장 빈번하게 저지르는 또 다른 실수는 원칙 없는 관심이다. 방송에서 주인과 훈련사는 개를 대하는 태도에서 차이가 난다. 훈련사는 개 주인과 달리 개에게 불필요한 관심이나 애정을 주지 않고 냉정하게 대한다. 일부 개 주인은 훈련사의 냉정한 태도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지만, 훈련사는 안타까워하는 개 주인을 보면서 “개와 함께 살기 위해서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한다. 개가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개 주인과 적절한 거리감이 필요한 것이다.
사회적 거리감은 코로나19 예방에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개 주인과 개 사이에도 거리감이 필요하다. 부모가 아이를 키울 때 상황에 따라 엄격하지 않으면 버릇이 나빠지고, 버릇이 나쁜 아이는 다른 사람과 함께 생활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은 개도 마찬가지이다. 개의 버릇이 나빠진 것은 대부분 개 주인에게 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개 주인이 개에게 지나치게 많은 관심을 주거나 관대해지면 개 주인과 개가 함께 살기 어렵게 된다.
‘관심’은 어떤 것에 마음이 끌려 주의를 기울임 또는 그런 마음이나 주의를 뜻한다고 국어사전에서 정의하고 있다. 어린아이 중에는 놀리거나 괴롭히는 방법으로 이성 친구의 관심을 끄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하면 상대의 관심을 자신에게 돌리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상대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기는커녕 적대적인 관계를 만들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관심을 주는 것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지는 않는다.
잘못된 피드백은 문제행동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식당 등에서 아이들이 뛰거나 장난치면 어른들은 아이들을 향해 “뛰지 마!” 혹은 “하지 마!”라는 문장을 주로 사용해 아이들의 행동을 통제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한다고 아이들은 곧바로 어른들이 바라는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아이들이 행동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장난치는 재미가 어른들에게 혼나는 것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집에서 통제만 받다가 사람들 많은 곳에서 마음껏 뛰놀면 재미도 있고, 다른 사람의 관심도 받을 수 있다. 이런 상태에서 아이들의 부모나 친척으로부터 ‘잘한다’라는 소리라도 들으면 아이들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으면서 주변 사람들의 불편 따위는 관심 밖이 된다.
두 번째는 잘못된 통제 방법이다. 우리 뇌는 긍정과 부정의 말을 구분하지 못한다. ‘파란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라.’라는 말을 들으면 머릿속에는 파란 코끼리의 모습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떠오른다. 이처럼 뇌는 긍정과 부정의 피드백을 같은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으므로 의사소통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긍정의 말로 끝나도록 말할 필요가 있다. 지각하는 부하나 동료에게 “지각하지 마!”라는 말보다는 “8시 50분까지 출근하라!”라고 말하는 것이 듣는 사람의 뇌에 훨씬 더 정확하게 각인된다.
이런 반응은 개에게도 해당한다. 개 주인은 개가 바라는 행동을 하면 긍정적인 피드백을, 그렇지 않은 행동을 하면 부정적인 피드백을 한다. 문제는 개가 사람처럼 주인의 피드백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피드백과 부정적인 피드백을 구분하지 못하고 같은 의미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개 주인은 개가 낯선 사람을 향해 짖거나 자기 마음에 들지 않은 행동을 하면 개를 향해 “하지 마!”라고 큰 소리로 말하면 개는 그 뜻을 주인의 의도와는 다르게 “짖으라!”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개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효과적으로 교정하는 방법 하나는 ‘절제된 관심’이다. 개 훈련사는 개가 바람직한 행동을 하면 간식을 주거나 쓰다듬는 등 관심이나 애정을 주는 방법으로 개의 행동을 강화하지만, 개가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하면 관심을 보이지 않고 무시한다. 개 주인이 원하는 행동을 하는 개로 만들기 위해서는 바람직한 행동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피드백을 하고, 그렇지 못한 행동에 관해서는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된다.
절제된 관심은 개뿐만 아니라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사람의 행동 뒤에는 어떤 의도가 담겨있다. 그중에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끌기 위한 목적도 있다. 아이가 장난감 가게 앞에서 운다면 ‘장난감을 갖고 싶다.’라는 의도가 담겨있다. 장난감을 갖고 싶은 욕구가 클수록 울음의 강도도 커진다. 아이는 부모가 관심을 보이면 더 큰 소리로 울지만, 부모가 아이의 울음에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부모의 눈치를 보다 울음을 그친다. 성인도 마찬가지로 상대의 관심을 끌기 위해 불필요한 자극을 하는 사람이 있다. 이때 발끈하면 상대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이럴 때는 상대의 행동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처럼 절제된 관심은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응방법으로 스트레스 예방과 같이 일상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코로나19와 불경기로 스트레스를 받았고, 받고 있다.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꺼리다 보니 소비가 줄면서 사업하는 사람들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 자영업자도 생존을 위해 노력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높아지는 것은 스트레스 수준뿐이다. 조직원도 자신의 건강과 조직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현실이다.
직장인에게 스트레스는 휴대전화와 같이 필수 불가결한 존재이다.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이 사용하는 외래어 1위가 '스트레스’라는 조사 결과처럼 스트레스는 직장인의 일상이 되고 있다. 많은 직장인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매운 음식’과 ‘술’을 활용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런 방법은 스트레스 해소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다.
매운 음식이나 술은 스트레스 해소에 근본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매운맛은 미각이 아니라 통각이다. 매운맛을 내는 음식을 입에 넣으면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뇌에서 진통제 효과와 쾌감을 느끼게 하는 물질인 엔도르핀을 분비시킨다. 이와 함께 매운 음식은 아드레날린을 분비하게 만들어 땀을 내게 하면서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개운한 기분이 들게끔 한다. 사람들은 이런 현상을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외부 정보와 관련이 있다. 뉴스에서 코로나19나 경기 불황과 관련된 소식을 들을수록 마음이 편안해지기는커녕 불안감만 높아진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저런 인간 때문에….’라고 비난하면 불쾌지수만 높아질 뿐이다. 이럴 때는 외부 정보를 차단하기 위해 ‘마음의 수신기’를 잠깐 끄고 편안한 시간을 갖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이처럼 불필요한 외부 정보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예방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부정적인 외부 정보는 업무 몰입을 방해한다. 주변 회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리가 들리면 ‘우리 회사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 어쩌지?’와 같은 생각이 들면서 불안해진다. 불안을 느끼면 업무에 사용해야 할 시간과 에너지를 불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 사용하게 되면서 업무의 질과 성과는 떨어지게 된다.
조직원은 회사에 출근하면 자신이 동료와 고객만 있는 안전한 장소에서 일한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근무시간만이라도 뉴스를 검색하거나 외부의 정보를 알려주는 SNS를 의도적으로 차단하자. 이렇게 하면 부정적인 외부 정보에 의한 불안감이 줄어들면서 차분하게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회사의 경영진을 믿고 따라야 한다. 회사의 경영진은 조직원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해야 조직원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절제된 관심은 대인관계에서도 필요하다. ‘대인관계’는 직장인이 경험하는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이다. 상사나 동료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으면 근무시간 중이나 퇴근 후에 그 사람을 대상으로 뒷담화를 하게 된다. 뒷담화를 하는 목적은 자신이 받은 괴로움을 상대에게 돌려주고 그 사람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을 없애기 위함이다.
하지만 뒷담화를 하는 순간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그 사람에게 할애해야 한다. 아마도 이런 결과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런 결과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가족이나 친구처럼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건강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스트레스 예방에 도움이 된다.
‘no pain, no gain’이라는 말이 있다. 고통 없는 결과는 없다는 의미로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다. 상대에게 보이는 원칙 없는 관심이 스트레스나 문제행동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냉정한 상황 판단과 함께 관심의 절제가 이런 결과를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