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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취미 활동은 직장인의 휴식에 도움이 된다

by 최환규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는 직장인에게 퇴근 후의 시간은 중요하다. 직장인에게 퇴근은 일과의 마무리와 다음 날 업무 준비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이 두 가지를 위해서는 휴식이 우선되어야 한다. 물론 근무시간에 업무 대신 열심히 일하는 동료의 뒷담화로 시간을 보내거나 퇴근 후에 있을 만남에만 관심을 둔 사람은 별다른 휴식이 필요 없겠지만, 대부분의 직장인에게는 퇴근 후 휴식이 필요하다.

상사 중에는 로봇 부하를 원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상사는 로봇 부하를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과 같다고 여긴다. 자신이 필요할 때마다 업무를 지시할 수도 있고, 자신의 지시에 군말 없이 따르고, 일하는 시간도 많아 높은 업무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로봇도 휴식은 필요하다. 자동차 경주에서 일정 거리를 달린 자동차는 타이어를 갈고, 기름을 보충해준다. 쉼 없이 일하는 로봇 부하를 원하는 상사의 바람과 달리 기름을 채우지 않은 자동차는 달릴 수 없고, 타이어가 마모된 자동차는 속도를 낼 수 없다. 로봇 부하도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정비를 위해 쉼이 필요하다. 기계도 정비를 위해 멈춤이 필요하듯이 조직원에게도 휴식의 필요성은 절대적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은 주먹을 힘껏 쥐어보자. 주먹을 꽉 쥐면 손바닥이 아플 정도로 힘이 들어갈 것이다. 힘을 준 상태가 오래될수록 주먹의 힘이 점점 약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느껴질 때 주먹을 편 채 잠깐 휴식을 취한 다음 다시 주먹을 쥐면 처음과 비슷한 강한 힘을 느낄 것이다. 주먹을 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직장인도 일할 때 소모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한 휴식이 필요한데, 휴식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가 취미 활동이다.


건강한 취미 활동은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긴장 상태를 해소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긴장은 대뇌가 어떤 상황 변화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도록 주의를 집중하는 상태로 주먹을 힘껏 쥐고 있을 때와 같아서 에너지 소모도 많고 스트레스 수준도 높다. 에너지가 소진되면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지고 주변 사람과의 관계도 나빠질 수 있다.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소진된 에너지를 보충할 필요가 있다. 점심 먹기 직전에는 허기로 인해 주변 사람의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점심 후에는 기분도 좋아지고 마음도 너그러워지는 것을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취미 활동 시간은 점심 직후와 같이 업무로 인한 긴장에서 벗어나 에너지를 충전하는 소중한 기회이다.


취미 활동은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미로에 갇힌 것처럼 생각이 꽉 막힐 때가 있다. 미로에 갇힌 사람은 당황해 평상심을 잃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는 머리에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르면서 불안해지고 불필요한 행동도 많아지면서 스트레스 수준도 높아진다. 이런 상태에서는 출구를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럴 때는 그 자리에 멈춘 다음 상황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차분하게 생각하면 의외로 빨리 미로에서 탈출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취미 활동은 직장인이 업무로 인한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모든 취미 활동이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TV 시청이다. 특히 욕하면서 본다는 막장 드라마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즐거움이나 행복함과 같은 긍정 에너지 대신 분노와 같은 부정 에너지를 만든다. 중독될 수 있는 PC 게임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이왕 취미 활동을 결심한다면 몸과 마음에 긍정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건강한 취미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또 업무와 다른 속성의 취미를 고를 필요가 있다. 정적인 업무를 하는 사람은 동적인 취미를, 혼자서 업무를 하고 있다면 여럿이 하는 취미를 선택한다면 업무와는 다른 경험을 할 수 있고, 기분 전환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과도한 취미 활동은 휴식을 방해하기도 한다. 취미가 영화감상인 직장인이 퇴근 후에 보는 한 편의 영화는 일하는 동안 쌓인 피로를 해소하데 도움이 된다. 이와는 달리 출근 전까지 밤을 새워 영화감상을 했다면 휴식은커녕 피로만 더 쌓여 업무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술도 마찬가지이다. 동료나 지인과 편안하게 즐기는 간단한 술자리는 하루의 쌓인 피로를 덜어주지만, 상사나 동료를 비난하는 술자리는 폭음할 가능성이 커 휴식보다는 몸과 마음에 심한 후유증을 남기며 업무, 동료와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직장인이 사용하는 시간의 질은 개인과 조직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적합한 취미 활동을 찾아 즐긴다면 개인의 삶은 충만해지고 업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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