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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이 스트레스 예방에 도움이 된다

by 최환규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꺼리다 보니 소비가 줄면서 사업하는 사람들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 자영업자도 생존을 위해 노력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높아지는 것은 스트레스 수준뿐이다. 조직원도 자신의 건강과 조직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현실이다.


직장인에게 스트레스는 휴대전화와 같이 필수 불가결한 존재이다.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이 사용하는 외래어 1위가 '스트레스’라는 조사 결과처럼 스트레스는 직장인의 일상이 되고 있다. 많은 직장인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매운 음식’과 ‘술’을 활용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런 방법은 스트레스 해소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다.


매운맛은 미각이 아니라 통각이다. 매운맛을 내는 음식을 입에 넣으면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뇌에서 진통제 효과와 쾌감을 느끼게 하는 물질인 엔도르핀을 분비한다. 이와 함께 매운 음식은 아드레날린을 분비하게 만들어 땀을 내게 하면서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개운한 기분이 들게끔 한다. 사람들은 이런 현상을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매운 음식이 도움만 되는 것은 아니다.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 알리신 등의 성분은 과다 섭취 시 위 점막을 손상한다. 위벽이 얇아지고, 위염이나 위궤양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여드름이나 안면홍조와 같은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도 좋지 않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심장이 빨리 뛰고 땀이 나는데, 이 과정에서 혈관이 확장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매운맛의 음식은 일시적으로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어 결코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밤에 먹는 것도 피해야 한다. 밤에 음식을 먹으면 몸에 열이 발생하면서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피로가 쌓이면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고, 사소한 문제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자신과 주변 사람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밤에 먹는 매운 음식은 스트레스 해소에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


알코올도 스트레스의 효과적인 치유 방법은 아니다. 퇴근 후에 동료와 술을 마시면 대화의 주제가 상사나 동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때 상사나 동료가 자신에게 준 도움에 대해 말한다면 스트레스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뒷담화에 열을 올리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화가 나 더 많은 술을 마시게 되면서 오히려 스트레스만 더 받는 결과가 된다. 이처럼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매운 음식이나 술은 스트레스 해소의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아니다.


스트레스는 외부 정보와 관련이 있다. 뉴스에서 코로나19나 경기 불황과 관련된 소식을 들을수록 마음이 편안해지기는커녕 불안감만 높아진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저런 인간 때문에….’라고 비난하면 불쾌지수만 높아질 뿐이다. 이럴 때는 외부 정보를 차단하기 위해 ‘마음의 수신기’를 잠깐 끄고 편안한 시간을 갖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이처럼 외부 정보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예방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조직원은 회사에 출근하면 자신이 동료와 고객만 있는 안전한 장소에서 일한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근무시간만이라도 뉴스를 검색하거나 외부의 정보를 알려주는 SNS를 의도적으로 차단하자. 이렇게 하면 부정적인 외부 정보에 의한 불안감이 줄어들면서 차분하게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무관심은 대인관계에서도 필요하다. ‘대인관계’는 직장인이 경험하는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이다. 상사나 동료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으면 근무시간 중이나 퇴근 후에 그 사람을 대상으로 뒷담화를 하게 된다. 뒷담화를 하는 목적은 자신이 받은 괴로움을 상대에게 돌려주고 그 사람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을 없애기 위함이다. 하지만 뒷담화를 하는 순간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그 사람에게 할애해야 한다. 아마도 이런 결과를 원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런 결과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뒷담화를 할 시간에 가족이나 친구처럼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건강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스트레스 예방에 도움이 된다.


‘no pain, no gain’이라는 말이 있다. 고통 없는 결과는 없다는 의미로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다.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외부 정보를 차단하고, 동료나 가족을 격려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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