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낭만도 탱고도 아니었다 젊은 날 탱크의 속도는 속도도 느리고 굴러갈 때마다 승차감 일도 없이 울퉁불퉁한 지형을 갈 때에는 온몸이 몸살이 날 지경이었다 아내가 화를 낸다 여보 불편해요 내릴게요 몇 번 아니 수십 번 하차하고 싶은 아내를 구형 탱크에 싣고 험란한 산준령을 넘어 울퉁불퉁한 삶을 살아왔다 어느덧 아내와 나의 머리에도 찬서리가 맺혀있다 함께하였던 탱크 엔진소리도 요란하였는데 승차감도 없는 구형 탱크에서 이제 막 하이브리드 탱크가 우리를 손짓한다 넓은 도로도 우리를 기다리듯이 눈앞에 펼쳐 저 있다 젊어서 열심히 살던 때에 안 들리던 재즈와 여인의 향기 탱고 음악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아직도 용기가 없어 구형탱크를 폐차하지 못하였지만 울퉁불퉁한 탱크의 삶이 이 밤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