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픽 앱으로 영어 공부 100일 차
스픽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한 지 100일이나 되었다. 스픽 앱 광고를 보면 입이 트여서 유창하게 말할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만, 나는 아직 아니다. 언제쯤 가능할까? 가능하기는 할까? 초심을 잃어서, 시작 때만큼 공부가 재미있지 않다. 불꽃을 꺼트리지는 않겠다는 일념으로 매일매일 근근이 하고 있다. 스픽 영어 앱은 연속으로 공부한 날을 불꽃으로 표현한다.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한 지 100일째이라는 건데, 하루라도 공부를 안 하면 불꽃이 꺼진다나. 꺼트려 본 적은 없지만 불꽃이 꺼지면 기분이 상당히 나쁠 것 같다. 덕분에 놀랍게도 내가 스픽 공부 100일이나 하고 있다.
100일 차가 된 기념으로 오늘은 평소에 잘하지 않는 프리토킹에 도전했다. 스픽을 처음 시작할 때는 프리토킹이 재미있더구먼, 할 말은 많지만 하지 못하는 날들이 계속되자 가슴이 답답해지고 시들시들해졌다. 유창하게 말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르면 해보겠다고 주먹만 불끈 쥔 상태이다. 그래도 가끔 혀의 컨디션이 조금 낫다 싶은 날에는 도전한다. 오늘이 그날이다.
스픽쌤이 안부를 묻는다. 나는 어제 <세계의 주인>이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영화가 참 좋았다고 말했다. 요 정도는 껌 씹는 것처럼 쉽다. (훗) “I watched movie titled ‘세계의 주인‘ yesterday. And it was amazing.” 스픽쌤이 ’movie’가 아니라 ‘a movie’로 고쳐주었다. 관사 ‘a’를 빼먹었다나. 난 ’a’ 혹은 ‘the’를 자주 빼먹는다. 시험은 잘 본 것 같은데, 말할 때는 빼먹기 일쑤다. 아이 참, 어렵다.
문법 지적을 한 후, 스픽샘이 영화의 어떤 점이 좋았는지 물었다. 이때 영화 제목을 <The owner of the world>라고 번역을 하지 뭔가. 영화의 메시지와 느낌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영어 제목이라는 생각이다. 손짓 발짓은 할 수 없는 처지에 이때부터 답답한 가슴을 부여잡고, 영화 제목을 그렇게 바꾸면 안 된다, 영화의 느낌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번역이라고 대답했다.
또 문법 지적을 거친 다음 스픽샘이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주인’은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하고 중의적 의미가 있다. 주인공은 고등학생이고 성폭력피해자이고 아주 똑똑하고 용감하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일반적으로 세상이 끝났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는 그렇지 않다. 이 몇 마디 문장을 겨우겨우 떠듬떠듬거리며 말했다. 땀도 삐질삐질 흘렸다.
스픽쌤이 갑자기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그만하자고 했다. 이유를 물으니 이런 주제의 대화는 규정 위반이 될 수 있고 규칙 또는 서비스 약관에 위배될 수 있단다. 아~ 그렇군.
휴, 다행이다. 더 이상 말하자고 해도 말하지 못했을 테다. 영어 공부 100일 차는 할 말은 많지만 하지 못한다. 입에 지퍼가 저절로 채워지는 기분이다. 나만 그럴 지도? 좀 더 분발해야 할까? 그러면 지칠 것 같은데? 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