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 나아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내'가 되기 위해 살아간다.”
감정을 하나씩 꺼내어 들여다보던 시간이었다. [고마움]이라는 이름으로는 말하지 못한 마음을 적었고, [외로움]이라는 이름 아래엔 말없이 삼켰던 순간들을 꺼냈다. 어떤 날은 무거웠고, 어떤 날은 가볍기도 했다. 그렇게 하루하루, 마음의 이름을 붙이며 나를 조금씩 더 이해하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나는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예전과 달라진 게 하나 있다면, 적어도 이제는 진짜 나 자신을 더 괜찮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다. 예전엔 '진짜 나'를 제대로 보지 않고 살았다. 약간의 합리화,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해주는 좋은 말들. 나는 그걸 붙잡고 나를 실제보다 괜찮은 사람으로 포장했다. 그러고는, 그게 진짜 나인 줄 알고 살았다.
그렇게 몇 년을 살다 보니 내가 나를 모를 때가 많아졌다. 느끼고 있는 감정이 정확히 어떤 감정인지 스스로도 명확하게 답을 하기가 힘들어졌다. 나조차 답을 모르니 상대방에게 내가 느끼는 감정을 설명하는 것도 어려웠다. 나로 살지 못하다 보니 타인과의 관계도 원하는 대로 잘 풀리지 않는 경우가 잦았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좀 더 스스로에게 솔직해졌으면 한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이길 바란다. '속이 좁아 보이면 어쩌나'라는 걱정에 기분이 나쁜 걸 감추고 억지로 웃거나, 행복하고 즐거운데 민망하다는 이유로 애써 감정을 감추는데 애쓰지 않았으면 한다. 그렇다고 조금만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남들과 싸우라는 말이 아니다. 속이 좁아도, 예민해도, 쿨하지 못해도 괜찮다. 중요한 건, 그걸 스스로 인정하는 일이다. 역설적이게도 그것을 인정해야 스스로 원하는 사람에 더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선,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현재의 나를 받아들이기 위해선, 다양한 사건들로부터 느끼는 감정들에 집중하고 그렇게 느끼는 나를 관찰하는 것.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다 보면 언젠가 목표에 닿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결국, 나는 나로 살아갈 수 있다. 아니, 나로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