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평면설부터 연애까지, 다양한 확증편향들
사람들은 어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이렇게 묻곤 합니다. “그래서 대체 뭐가 진실인가요?” 뉴스에서 논란이 생기거나 주변에서 시끄러운 일이 하나 생겨도, 대화의 끝에는 이 질문이 따라옵니다. 마치 진실만 밝혀지면 모든 일이 정리될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사실, 진실이 드러난 뒤에도 싸움은 잘 끝나지 않습니다.
명백한 증거가 나와도 “그건 조작이다”라고 말하거나, 당사자가 직접 해명해도 “분명 아직 숨기는 게 있어”라고 단정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사실 관계가 거의 정리된 것처럼 보여도, 누군가에겐 여전히 그게 ‘진실이 아닌 것’이 됩니다. 이쯤 되면 정말 중요한 건 “무엇이 진실인가?”라는 질문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진실이라고 믿고 싶은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현상의 가장 대표적인 예가 지구평면설입니다. 지구가 둥글지 않고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아직도 적지 않습니다. 우주에서 촬영한 지구의 둥근 사진들은 모두 조작된 것이며, 인류는 거대한 거짓말에 속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우리가 보기엔 너무 황당한 얘기입니다. 실제 우주를 다녀온 사람들의 인터뷰, 수많은 과학적 자료, 일상 속 여러 현상까지 모두 “연출된 것”으로 밀어붙이곤 하죠.
그들은 우리가 들이밀 수 있는 거의 모든 증거를 부정합니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확증편향’이라 칭합니다. 확증편향이란 외부 정보 가운데서 자신이 이미 믿고 있는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고, 그 반대되는 정보는 애써 무시하거나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걸 말합니다. 문제는 이런 일이 지구평면설처럼 극단적인 음모론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직장, 가족, 연애와 우정 속에서도 우리는 크고 작은 확증편향을 매일 경험합니다. 어느 한쪽을 이미 마음속으로 정해놓고, 그 결론에 맞는 이야기만 듣고 싶어 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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