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후회 없는 행복한 시간 여행을 위하여

by 비채꿈

딸의 팔자는 엄마를 닮는다."

세상 사람들은 유복녀라는 꼬리표에 동정의 시선을 얹으며 쉽게 말하곤 했다.

이른 나이에 부모를 여의고, 부실한 뿌리에서 시작된 그녀의 삶은 분명 고달픈 길 위를 걷는 듯했다.

몸서리치게 싫었던 그 말 한마디를 증명하지 않으려, 그녀는 8살 연상인 남편과 만난 지 2주 만에 결혼을 선택했다.

그 성급한 결정조차 실은 엄마가 남긴 삶의 소용돌이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던 몸부림이었음을,

60년의 세월을 헤집어본 지금에야 그녀는 깨닫는다.

결혼 생활은 너른 하늘의 구름처럼 시시각각 모양을 바꾸며 그녀를 시험했다.

"괜찮아질 거야, 잘하고 있어.

" 스스로를 다독이며 '자기 역사 쓰기'라는 길 위로 나선다.

60년 인생의 덴 자국 같은 상처들을 들여다보는 일은 숨이 막힐 만큼 아프다.

비워진 마음으로, 하지만 세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은 잃지 않은 채로 말이다.

그녀의 삶의 흔적 끝에 이 한 줄만 남길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심미안을 꿈꾸며, 그냥 왔다가 갔다."

그 짧은 문장 안에 자신의 60년 여행이 오롯이 담겨 있음을, 그녀는 이제야 비로소 느끼고 있다.


KakaoTalk_20250512_222010201.jpg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