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는 행복한 시간 여행을 위하여
딸의 팔자는 엄마를 닮는다."
세상 사람들은 유복녀라는 꼬리표에 동정의 시선을 얹으며 쉽게 말하곤 했다.
이른 나이에 부모를 여의고, 부실한 뿌리에서 시작된 그녀의 삶은 분명 고달픈 길 위를 걷는 듯했다.
몸서리치게 싫었던 그 말 한마디를 증명하지 않으려, 그녀는 8살 연상인 남편과 만난 지 2주 만에 결혼을 선택했다.
그 성급한 결정조차 실은 엄마가 남긴 삶의 소용돌이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던 몸부림이었음을,
60년의 세월을 헤집어본 지금에야 그녀는 깨닫는다.
결혼 생활은 너른 하늘의 구름처럼 시시각각 모양을 바꾸며 그녀를 시험했다.
"괜찮아질 거야, 잘하고 있어.
" 스스로를 다독이며 '자기 역사 쓰기'라는 길 위로 나선다.
60년 인생의 덴 자국 같은 상처들을 들여다보는 일은 숨이 막힐 만큼 아프다.
비워진 마음으로, 하지만 세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은 잃지 않은 채로 말이다.
그녀의 삶의 흔적 끝에 이 한 줄만 남길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심미안을 꿈꾸며, 그냥 왔다가 갔다."
그 짧은 문장 안에 자신의 60년 여행이 오롯이 담겨 있음을, 그녀는 이제야 비로소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