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시간으로
바다에서 장거리를 하고 돌아온 엄마가 말했다.
누군가 자꾸 밀어서 넘어지게 만든다며, 오늘 바다에서, 며칠 전에는 축담에서 넘어졌다고 했다.
그때 아무도 이상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런 말을 들은 지 며칠쯤 지났을까?
어느 아침, 잠에서 깨어난 어머니의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 있었고, 한쪽 팔에는 마비가 와 있었다. 가까이서 이름난 한의원도 가보고, 침도 맞고 한약도 지어 왔지만 별다른 차도는 없었다.
그녀는 기억한다.
경북 영천의 한 한의원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을 때, 자신의 손을 꼭 붙잡고 있던 어머니의 거친 손을. 어머니의 손을 그렇게 오래, 그렇게 단단히 잡아본 것은 그녀가 철이 들고 처음이었다. 그 온기는 지금도 손바닥에 남아 있다.
불편한 몸으로 어머니는 큰아들 집으로, 다시 작은아들 집으로 옮겨 다녔다.
넉넉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그녀 역시 겨우 용돈 정도에도 못 미치는 벌이를 하고 있었다. 오빠들이 건네주는 용돈을 아끼며, 어머니와 그녀는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텼다.
그녀가 아플 때, 어머니의 손은 늘 따뜻했지만, 그 따뜻함을 잊은 채, 어머니가 귀찮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살았다.
오순도순 이라 부르기엔 거칠었지만,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사이는 분명했다.
4월이면 그리 춥지 않은 계절인데, 그날은 유난히 추웠다. 왜 그렇게 추웠는지는 아직도 알 수 없다. 달력은 분명 봄을 가리키고 있었지만, 바다에서 불어온 꽃샘추위는 겨울보다 더 매서웠다.
그 아침, 그녀는 평소처럼 말했다.
“엄마, 갔다 올게.”
미용을 배우던 00의 한 미용실로 향하는 발걸음은 늘 그렇듯 무심했다. 손가락 마디가 붓도록 손님의 머리를 감겨 주며 하루를 버텼고, 퇴근 시간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밤 아홉 시쯤이었을 것이다.
집에 도착했을 때, 집 안은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