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시간

매일 30분 글쓰기

by ps project

23년도에 첫 아이를 낳고부터 아이와 늘 함께 하는 일상이다 보니 느긋하게 책을 읽는 것도, 여유롭게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도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심지어 화장실 가는 시간조차 내 맘대로 못할 때도 있으니 육아를 하면서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다는 건 대단한 일인 것 같다. 하지만 또 바꿔 생각하면, 이렇게 매일이 정신없이 흘러가는 지금이야말로 나를 위한 시간이 꼭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5년도 새로운 다짐으로 나를 위한 시간을 하루 최소 30분 갖기로 했다. 그런데 나를 위한 시간은 어떤 시간일까. 여유롭게 마시는 커피 타임, 집중해서 책 읽는 시간, 요가 등 내 몸을 위해 운동하는 시간 등등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역시 나에게 필요한 건 글 쓰는 시간인 것 같다. 나에게 꼭 필요하고 나를 위할 수 있는 시간.


그냥 이렇게 손가락을 움직여서 타자를 치는 것만으로도 어떤 행복감이 차오른다. 주방에서 아이 이유식을 만들거나 거실에서 아이와 함께 놀고 있거나 침대에 누워 시답잖은 기사를 읽는 게 아닌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하얀 화면 위에 검은 글자를 적고 있는 이 시간이 새롭다. 육아하는 사람이 아닌 일하는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 엄마가 아닌 김남주로서의 시간을 최대한 즐기고 싶다.


매일 30분 글쓰기인데 어떤 글을 쓸까. 우선은 목적 없이 그냥 그때끄때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쓸 예정이다. 어느 정도 쓰다가 감이 잡히면 주제를 정해서 써도 좋을 것 같다. 오늘은 '지금 이 순간의 나'에 대해 쓰고 싶다. 나를 거울로 쳐다보듯이 내 정신이 바깥으로 나가 나를 쳐다보고 관찰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너무 아이만 바라본 것 같기도 하다. 남편이 '늘 아이만 바라본다'고 했을 때, 나는 '아니, 남편도 늘 아이를 돌보고 신경 쓰고 있어'라고 반박했었지만, 이제 보니 아이가 태어나고 1년 6개월 동안 정말 아이만 바라봤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 순간의 나.

고요한 밤, 책상 앞에 앉아 타자를 치고 있다. 이렇게 앉아 무언가를 쓰고 있는 게 정말 오랜만이다. 평소라면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보거나, 주방에서 정리하거나 이유식을 만들고 있었을 텐데 말이다.


마음속에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이것저것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육아에만 매몰돼 있었던 것 같다. 아이와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아야 엄마로도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지금까지는 힘들긴 해도 엄마의 역할이 좋고 살림하는 게 편했는데 언제까지 엄마로만 살 수는 없을 것 같다. 아내로서의 모습, 김남주로서의 내 모습도 가꾸기 위해서는 육아에서 조금 벗어나야겠지. 흘러가는 대로 육아를 하고 시간을 보내다 보면 나중에는 삶의 기쁨도 슬픔도 모두 육아에서만 찾게 될 것 같아 두렵다. 벗어난다는 게 아이가 낮잠 자거나 혼자 잘 놀고 있을 때 육아 관련된 걸 하지 말고 나를 위해 어떤 생각을 한다든지 계획을 세운다든지 하는 행동을 하는 걸 의미한다. 흘러가는 대로 살지 않고 생각을 하며 사는 것. 생각보다 쉽지 않다. 시간이 나면 집안일을 하거나 핸드폰으로 육아 혹은 이유식 관련 정보를 찾거나 하게 되는데 의식적으로 시간이 났을 때는 꼭 필요하지 않다면 나와 남편, 아이에 대해 생각해야겠다.


30분 글쓰기가 생각하며 살고, 생각한 대로 행동하고, 꿈을 꾸고 꿈을 이루게 만드는 첫 타자가 되어줄 것 같다. 역시 어제와는 다른 무언가를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속에 희망이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