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스포츠 이상으로 관계와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날의 날씨, 함께한 사람들, 그리고 라운드 후 이어지는 한 끼의 식사까지 모두가 합쳐져 하나의 경험이 된다. 필드에서 보낸 하루는 종종 여행의 한 페이지처럼 남기도 한다. 최근 찾은 청주 떼제베CC에서의 하루가 그랬다. 코스의 매력과 도전, 그리고 라운드가 끝난 뒤 들른 근처 맛집의 기억까지, 한 편의 여정을 기록해본다.
떼제베CC는 충북 청주 외곽에 자리 잡고 있다. 수도권에서 약간의 거리를 두고 있지만, 중부고속도로와 가까워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무엇보다 도착하자마자 느껴지는 분위기는 도심과 다른 여유로움이다.
클럽하우스는 과하게 화려하지 않고, 고급스럽지만 단정하다. 내부에서 창밖을 바라보면 잔디와 나무가 어우러진 코스가 차분히 펼쳐져 있다. 마치 도시의 소음을 잠시 차단해 놓은 듯, 골퍼에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 충청북도 청주 떼제베CC 바로가기
떼제베CC는 27홀 규모로 운영된다. 각 코스는 성격이 달라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도전을 제공한다.
동코스는 비교적 평탄해 안정감을 준다. 초보자나 중급자에게 좋은 워밍업 코스라 할 수 있다.
서코스는 페어웨이가 좁아 정교한 티샷이 요구된다. 정확한 방향성과 집중력이 없으면 바로 러프나 해저드로 연결되기 쉽다.
남코스는 고저차가 다양해 전략적 플레이가 필요하다. 거리 계산과 클럽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코스는 지나치게 어렵지도, 너무 단조롭지도 않다. 실력을 시험하고, 동시에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균형 잡힌 구성이다.
라운드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잔디 관리 상태다. 떼제베CC의 페어웨이는 탄탄하고 런(run)이 일정해 드라이버 샷 후 구르는 거리가 예측 가능하다. 러프는 지나치게 길지 않아 초보자도 큰 불편이 없다.
그린은 빠른 편이다. 스팀프미터 기준 2.8~3.0 수준으로 추정된다. 언듈레이션은 곳곳에 숨어 있어 퍼팅 라인 읽기가 쉽지 않다. 한순간 방심하면 쓰리 퍼트가 나오기 마련이다. 이 점이 떼제베CC가 주는 긴장감이자 매력이다.
특히 해저드 주변에는 조경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단순히 골퍼를 압박하는 요소가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인상 깊다. 한순간 아쉬운 샷이 물속으로 빨려 들어가더라도, 풍경이 주는 위로가 있다.
골프장의 진짜 가치는 함께 라운드한 동반자와의 대화 속에서 드러난다. 떼제베CC는 홀 간 이동이 비교적 편리해 라운드 리듬이 자연스럽다. 덕분에 대화와 집중이 교차하며 플레이가 이어진다.
한 홀에서는 웃으며 실수를 털어내고, 다른 홀에서는 서로의 전략을 공유한다. 필드 위에서 오가는 이야기는 때로는 일상적인 농담이고, 때로는 진지한 인생의 고민이다. 이런 시간들이 쌓여 골프는 단순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다.
라운드가 끝난 뒤, 떼제베CC 근처의 맛집을 찾는 건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청주는 충북의 중심지답게 다양한 음식 문화가 발달해 있다.
청주 한우 전문점 : 라운드 후 허기진 배를 든든하게 채워준다. 두툼한 한우 불판 위에서 구워지는 소리는 하루의 피로를 단숨에 잊게 한다.
순댓국집 : 지역 명물답게 구수한 국물 맛이 깊다. 땀 흘린 뒤 시원하게 한 그릇 들이키면 몸이 다시 살아나는 기분이다.
현지인 추천 식당 : 청국장, 도토리묵, 산채비빔밥 등 소박하지만 건강한 메뉴가 골퍼들에게 인기가 많다.
라운드의 즐거움은 결국 식탁에서 완성된다. 스코어가 아쉬웠던 이도, 뜻밖의 버디를 잡은 이도, 한 끼 앞에서는 같은 웃음을 나눈다.
떼제베CC는 단순히 골프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잔디 위에서의 집중, 동반자와의 대화, 그리고 라운드 후 이어진 한 끼 식사까지 하루 전체가 어우러진다. 이곳에서 배운 건 한 가지다. 골프는 경기이자, 하나의 여정이라는 사실이다.
완벽한 샷을 날렸든, 실수를 반복했든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필드에서 보낸 시간 자체다. 그리고 그 경험이 우리 삶을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든다는 점이다.
청주 떼제베CC에서의 하루는 골프와 여행, 그리고 식도락이 하나로 어우러진 시간이었다. 코스의 매력은 도전적이면서도 즐길 수 있는 균형을 갖추고 있었고, 라운드 후 맛본 음식은 하루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었다.
이곳에서의 경험은 단순한 스코어가 아니라, 사람과 공간, 시간과 이야기가 함께 엮인 기억으로 남았다. 그래서 떼제베CC를 다시 찾고 싶어진다. 골프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삶을 채우는 경험임을, 이곳이 잘 보여주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