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키우느니 샌드백을 구입하는 게 낫다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인간과 개의 관계에서 서열을 중시하는 경향이 많이 남아있다. 구시대적 훈련법에서는 개를 뒤집어서 배를 보이게 하고, 리드줄을 낚아채고,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며 교육을 했다. 개뿐만 아니라 인간을 위해 '소비'되는 많은 동물들은 이러한 학대를 당하며 살아간다.
인간은 왜 동물을 강압적으로 제압하고 서열을 잡으려고 할까? 그 기저에는 두려움이 깔려있다. 인간은 동물에 비해 한없이 약한 신체를 가지고 있다. 날카로운 이빨도 없고, 몇 백 킬로그램의 무게를 한 번에 날려버릴 힘도 없다. 상대적으로 약한 신체를 가지고 있기에 혹시나 모를 돌발상황에 큰 부상을 입진 않을까 두렵고 걱정이 된다. 하지만 인간은 높은 지능이 있고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발달되어있다. 그래서 개가 조금이라도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면 싹을 잘라버리기 위해 다양한 도구(초크체인, 프롱칼라, 전기충격 등)를 이용하여 '내가 너보다 훨씬 강한 존재이니 고통을 받고 싶지 않으면 대들 생각 따윈 하지 마라'며 서열을 잡으려고 한다.
이젠 이러한 방식은 개로 하여금 공격성을 더욱 키우고, 학습된 무기력에 빠지게 한다는 과학적 근거들이 많이 나왔다. 기본적으로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위협을 느끼면 맞서 싸우거나, 도망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인간의 집에 갇혀 사는 반려견들은 도망칠 곳이 없다. 그렇다면 남은 선택지는 공격뿐이다. 그렇기에 위협을 느끼면 공격성이 강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공격성을 무력으로 계속 누르면 학습된 무기력에 빠진다. 애초에 개를 괴롭힘의 목적으로 데려온 것이 아니라면 그러한 방식으로 키우며 가족, 반려견이라고 부르지 말자. 그런 사람은 애초에 반려견을 키울 준비도, 자격도 없는 사람이다.
"개는 좀 맞으면서 커야 돼 그래야 버릇이 안 나빠져"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개를 키우면 안 되는 사람이다. 차라리 그 돈으로 고급진 샌드백과 글러브를 구입해서 치자. 그게 더 스트레스도 풀리고 돈도 적게 든다.
아직도 강압적인 방법이 맞다고 생각한다면 내가 운영하는 체육관에 돈은 받지 않을 테니 1개월만 다녀봐라. 대신 강압적인 방법으로 훈련하는데 동의해라. 1개월간 목에 초크체인을 걸고 내가 하는 기술 설명을 이해 못 할 때마다(동작을 못할 때가 아닌 이해를 못 했을 때마다) 줄을 당기며 알려줄 테니 한번 경험해 봐라. 첫날부터 당신이 알아듣지도 못할 '델라히바','오모쁠라타',베림보로' 같은 용어를 쓰며 가르칠 테니 어디 한번 알아듣고 해 봐라. 이해를 못 할 때마다 초크체인이 당겨질 테니 열심히 이해하며 해보길 바란다.
에크하르트 톨레는 자신이 쓴 저서에서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이렇게 얘기했다.
'당신 자신'이 그 사람과 관계 맺는 것이 전혀 아니라, 당신이 생각하는 '나는 누구인가'가 당신이 생각하는 '그 사람은 누구인가'와 관계를 맺는 것이다.
인간은 개에게도 똑같이 이걸 적용한다. 개 본연의 존재를 인정하고 관계 맺는 것이 아닌 '내 개는 이런 개였으면 좋겠다'라는 모습을 만들어놓고 그것에 맞춰 개를 바라본다. 그리고 그러한 욕구가 좌절되면 왜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냐며 비난하거나 꾸짖는다. 그래서 표면적으로는 자신의 개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사랑하는 척 하지만 그 개를 사랑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바라는 모습의 개'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 때문에 인간이 만들어놓은 '개 다운 모습'에 내 개를 맞추려고 하고 그렇게 되지 않았을 때 인도적인 교육 방법을 모르면 어떻게든 본인의 욕구(이런 개였으면 좋겠다)를 충족시키기 위해 강압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인간은 그 욕구를 참아내기가 정말 어렵다)
남의 개를 보고 명령을 못 내려 병에 걸린 사람처럼 '앉아', '손'을 외치고 개가 말을 듣지 않으면 답답해 미칠 것 같다면 아직 개를 키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먼저 개에 대해 공부(제대로 된)를 하고 키우거나 샌드백을 구입하자.